인공지능(AI) 질병 판독 시스템 개발 회사인 뷰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던 지난 4월 관련 증상을 판독하는 솔루션을 무료로 공개했다.
컴퓨터단층촬영(CT) 이미지를 넣으면 코로나19 폐렴 병변을 자동으로 탐지한다. 이 기술을 활용해 의사들이 무심코 지나쳤던 코로나19 환자를 발견한 사례가 나왔다. 무증상 감염자였던 한 환자는 이 회사 솔루션에서 의심 소견이 발견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곧바로 격리에 들어갔다. 1분 안에 폐 CT 영상을 분석해 코로나19 소견에 해당하는 병변의 분포와 부피 정보를 제공한다는 게 뷰노 측의 설명이다.
AI는 질병 진단을 중심으로 이미 의료 시스템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는 AI가 의료진을 보조하는 데 그치지만 일반 의사를 능가하는 영역도 나올 수 있다고 예측한다.
자회사 딥마인드의 알파고를 통해 AI를 알린 구글 역시 관련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구글의 헬스케어 연구 조직인 구글헬스는 자체 개발한 유방암 진단 AI의 진단 정확도가 방사선 전문의를 앞섰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이 AI는 미국 여성 3097명과 영국 여성 2만5856명의 유방암 진단 영상을 학습했다. 암 환자를 음성으로 판단한 오진율은 전문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에서도 AI 기술을 상업화한 사례가 잇달아 나왔다. 기술력과 안정성 측면에서 공인을 받았다는 얘기다. 뷰노는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을 보조하는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를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에 공급하고 있다. 작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증상이 있다고 판단되는 사례를 AI가 먼저 판독해 의사들을 돕고 있다.
이 밖에 사람의 뼈 나이를 알 수 있는 진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한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허가를 받았다. 뇌 자기공명영상(MRI) 분석, 흉부 엑스레이 분석, 흉부 CT 분석, 안저(눈) 영상 분석, 실시간 판독문 작성 프로그램 등도 건강검진센터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바이오벤처 스탠다임은 신약 후보물질을 가상 환경에서 자동으로 선정하는 AI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에 알려진 400만 건의 물질 구조와 기능을 AI 방식으로 학습해 후보물질을 찾아낸다. 신약 개발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는 게 스탠다임 측 설명이다.
신테카바이오는 AI 기반 신약 개발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빅데이터에 저장된 화합물의 조합을 AI가 찾아 신약 후보물질을 예측한다. 또 암 환자별 맞춤 면역항암제를 찾는 기술도 개발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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