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전 새천년민주당 의원이 바이든 민주당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바꿔 맨 넥타이를 '승리의 상징'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8일 장성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바이든이 2001년 방한해 청와대를 예방한 후 김대중 대통령과 오찬 도중 김 대통령이 바꿔 매자고 해서 풀어준 넥타이는 내가 김 대통령에게 생신선물로 드렸던 넥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이 넥타이는 (김대중 대통령에게) 생신선물로 드렸는데 이를 바이든이 승리의 상징으로 생각하며 간직해 오다가 마침내 대통령에 당선됐다니 개인적으로 너무 기쁘다"며 "바이든이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면 김대중 대통령이 풀어준 그 넥타이를 매고 방한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풀어준 넥타이가 개인의 정치적 차원의 승리의 상징에서 한미관계의 상징, 한미동맹의 승리의 상징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장성민 전 의원은 이날 16대 국회 외통위원 자격으로 만나본 당시 상원 외교위원장이었던 바이든 당선인에 대해선 "원칙적이면서도 상당히 유연한 외교적 사고를 가졌다"며 "북한과 얼마든지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열린 사고를 가졌다"고 회고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시 방한 회견에서 한국 기자로부터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일방적으로 한국을 무시, 남북관계가 어려워질 것 같다'는 취지의 질문에 "부시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에게 실수를 저질렀다"고 즉답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장성민 전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은 이어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을 만났는데, 부시 대통령도 그 점을 분명히 알고 있었고 결코 그 발언은 의도된 것이 아니었다'고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디스 맨'(this man)으로 부르면서 외교결례 논란이 불거진 것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의 대북 정책 전망에 관해선 "당시 바이든 외교위원장 일행의 동북아 순방 일정에는 한국, 대만, 중국뿐만 아니라 애초에는 북한도 포함돼 있었다. 방북이 무산된 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스케줄 때문"이라며 "문제는 북한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한이 미국의 신경을 자극하기 위해 미 본토를 향한 미사일 시험발사를 할 경우 바이든 당선인의 신경을 가장 극도로 자극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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