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한 휴대전화 메시지로 송금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메신저 피싱’이 급증하고 있다. 날이 추워지면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인출책의 활동이 위축되는 4분기에는 메신저 피싱이 더욱 기승을 부린다며 금융당국이 주의를 당부했다.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1~9월 메신저 피싱 피해 건수는 6799건으로, 지난해 1~9월(5931건)보다 14.6% 늘었다. 피해 금액은 같은 기간 237억원에서 297억원으로 25.3% 불어났다. 사기꾼들은 문자메시지보다 카카오톡을 공략하는 추세다. 올 들어 전체 메신저 피싱 중 카카오톡을 통한 피해가 85.6%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대부분 자녀를 사칭해 온라인 소액 결제, 회원 인증 오류 등을 이유로 부모에게 접근한다. 이들은 “휴대전화가 고장나 통화를 못 한다”며 전화 확인을 회피하는 특징도 보인다. 금전뿐 아니라 개인정보를 요구하기도 한다. 피해자로부터 얻어낸 신분증, 사진 등으로 피해자 명의의 휴대전화를 개통하기 위해서다. 이 스마트폰과 신분증을 이용해 금융회사에서 비대면으로 계좌를 개설하거나 대출받는 수법이 많았다.
금감원은 “빅데이터 분석 결과 매년 4분기에 메신저 피싱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인이 문자 또는 메신저로 금전이나 개인정보 등을 요구하면 반드시 유선 통화 등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출처가 불분명한 앱 설치는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격 조종 기능을 심은 악성 앱일 수 있기 때문이다. 메신저 피싱 피해를 봤다면 금융회사나 금감원 콜센터에 바로 연락해 계좌 지급 정지, 피해 구제 등을 신청하는 게 좋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