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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배달부에서 1대 제임스본드로…원로배우 '숀 코너리' 90세로 별세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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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제임스 본드 중 가장 본드답다'는 평을 듣고 있는 영국의 원로배우 숀 코너리가 31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향년 90세. BBC 방송, 스카이 뉴스는 이날 그의 가족을 인용해 코너리의 사망 소식을 보도했다.

BBC 방송에 따르면 그의 아들인 제이슨 코너리는 "바하마에서 세상을 떠날 당시 많은 가족들이 주변에 있었다"며 "우리는 이 일을 견디는 것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를 알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에게는 슬픈 날"이라며 깊은 상실감을 표했다.

1930년 8월 25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의 파운틴브리지 지역에서 태어난 코너리는 지난 8월 90세 생일을 맞았다.

그는 1962년 제작된 첩보 영화 007 시리즈 첫 작품인 '007 살인번호'(원제 Dr. No)에서 최초의 제임스 본드 역할을 맡았다.

코너리는 007 시리즈 가운데 7편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섹시한 남성'이라는 역할 모델을 할리우드 영화계에 만들었다.

영화팬들 사이에서는 역대 007 중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너리는 007 시리즈 이외에도 '오리엔트 특급살인'(1974년), '장미의 이름'(1986), '언터처블'(1987년),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1989년), '더록'(1996년)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고 2006년 공식 은퇴했다.

그는 수십년간 연기생활을 하면서 미국 아카데미상(오스카)과 2개의 영국영화TV예술아카데미(BAFTA)상, 3개의 골든글러브상을 수상했다.

'언터처블'에서 연기한 아일랜드 출신 경찰 역할로 1988년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는 2000년 스코틀랜드 홀리루드궁에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이언 플레밍의 소설에서 제임스 본드가 영국 명문 사립학교인 이튼스쿨을 다닌 것과 달리 코너리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가톨릭 출신 공장 노동자였고, 어머니는 신교를 믿는 청소부였다. 코너리 부친의 가족은 19세기에 아일랜드에서 스코틀랜드로 이주했다.

코너리는 13세에 학교를 그만뒀고, 우유 배달과 벽돌공 등을 하다가 해군에 입대했다. 위궤양으로 3년만에 군을 나온 그는 다시 트럭 운전사와 안전요원은 물론 에든버러 미술학교에서 모델로 활동하기도 했다.

축구에 재능이 있었던 코너리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 제의를 받기도 했지만 결국 연기를 시작했다. 1954년 단역으로 본격적으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그는 이후 드라마와 영화 등에서 경력을 쌓았고, 1957년 BBC의 '블러드 머니'에서 첫 주연을 맡았다.

그를 세계적인 배우로 만든 것은 역시 '007 시리즈'였다. 여러 명의 배우가 물망에 올랐지만 당시 제작자의 부인이 코너리의 매력이 섹시한 본드 역할과 어울린다고 추천했고, 결국 배역을 맡게됐다.

원작자인 플레밍은 처음에는 코너리가 본드 역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첫 작품을 본 뒤로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에 그의 나중 소설에서 본드가 스코틀랜드 혈통을 일부 가진 것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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