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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례시' 놓고 전국 지자체 찬반 격론…'세수' 놓고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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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이 1988년 이후 32년 만에 전면 개정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특례시' 지정을 놓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격론을 벌이고 있다. 특례시 지정 요건을 갖춘 16개 지자체는 "도시 경쟁력 강화의 기회"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세수 누수'를 겪게 될 인근 지자체는 "지방 소도시가 공멸하게 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30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상 인구가 50만 명이 넘는 도시는 수원(119만 명)와 고양(108만 명), 용인(108만 명) 등 16곳이다.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안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이들은 '특례시'라는 명칭을 부여받을 수 있는 기본 자격을 갖추게 된다. 개정안은 '인구 100만 명 이상 및 인구 50만 명 이상에 일정 요건을 갖춘 대도시'를 특례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지난달 기준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는 성남(94만 명), 화성(85만 명) 등 12곳, 100만 명 이상은 4곳이다.

특례시로 지정될 경우 얻게 되는 구체적인 혜택은 개정안에 담기지 않았다. 행안부는 우선 법안을 통과시키고, 관계 법령에서 해당 내용을 다시 정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지자체들이 특례시 지정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재정 특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각 지자체들은 특례시 지정 시 취득세와 등록세 등 광역자치단체가 거두던 지방세의 일부를 특례시가 받아 자체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에 따르면 취득세를 특례시세로 전환할 경우 경기에 있는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 10곳이 추가로 가져가는 세수는 3조151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창원과 김해는 경남으로부터 4555억원, 천안은 충남으로부터 2888억원을 더 가져오게 된다. 반면 경기 지역 나머지 21개 시·군이 가져가는 세수는 7040억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시도지사협의회가 특례시 지정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힌 것 역시 이 같은 재정 특례 부여에 따라 지자체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송하진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전북지사)은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 뉴딜전략회의에서 "지방자치법 개정안에서 특례시 조항을 삭제 또는 분리할 것"을 요청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도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특례시라는 일종의 계급을 부여하는 데는 반대한다"며 "일정 규모 이상의 시·군·구에 행정 특례를 주는 것은 찬성하지만 지방 재정에 손을 대면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한 곳은 더 가난해진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특례시 지정에 논란이 잇따르는 이유는 결국 세수 때문"이라며 "'지방 자치 강화'라는 구호를 외치기 전에 세수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지방 소도시에 재정 확보책을 마련해주는 등 세심한 정책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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