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내 연구 결과가 의료기기, 표적신약 개발 등으로 이어지도록 전문가 누구나 참여하는 열린 네트워크를 갖추는 게 목표입니다. 정보기술(IT)과 디지털 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차세대 정밀의료를 실현하겠습니다.”
윤동섭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59·사진)은 28일 기자간담회에서 “연세의료원을 통해 미래형 헬스케어서비스 등 새로운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경남고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윤 의료원장은 올해 8월 의료원 산하 3개 병원 등의 경영을 총괄하는 의료원장으로 취임했다. 간담췌외과학회 이사장 등을 지낸 그는 대한병원협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윤 의료원장은 취임 첫인사를 통해 병원에서 나온 다양한 데이터와 임상 의료진의 아이디어를 활용해 환자에게 필요한 신약, 의료기기 등을 개발하겠다고 했다. 정밀의료 속도도 높일 계획이다. 정밀의료는 환자의 유전·임상정보, 생활습관 등을 분석해 개인마다 맞춤형 치료를 하는 것이다. 그는 “모든 지식과 디지털 자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진정한 미래의료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했다.
세브란스헬스체크업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수검자 데이터, 진료받은 환자 데이터, 연구진 데이터 등을 빅데이터센터로 취합해 ‘데이터중심 병원’을 만들 계획이다. 병원 안에 있는 다양한 기초 단계의 아이디어를 자산으로 만드는 연구개발(R&D) 지원 시스템도 구축한다. 인력, 특허, 법률 지원도 강화한다. 연구자가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윤 의료원장은 “생산된 연구결과물은 의료기술지주회사를 통해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의학을 선도하는 성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인재 혁신 생태계도 구축한다.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이공계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병원 등의 문턱도 낮출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공대, 생명시스템대 등과 어우러질 수 있는 미래선도형 특성화 연세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윤 의료원장은 이날 산하 병원의 청사진도 발표했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4차병원 역할을 하도록 하는 게 목표다. 대형 대학병원(3차병원)에서도 환자를 의뢰하는 최고 병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것이다. 2022년에는 꿈의 암 치료센터인 중입자 치료센터도 문을 연다. 그는 “국내 첫 중입자 치료기 설치를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라며 “중입자 치료기 도입으로 치료가 힘든 많은 수술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전문분야를 특화해 국내 톱5 병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올해 3월 문을 연 용인세브란스병원은 경기 남부 지역 거점병원으로 성장시킬 방침이다. 연세의료원 산하 네 번째 병원인 송도세브란스병원도 차질없이 세워 미래형 연구거점병원으로 만든다. 윤 의료원장은 “의료원 산하 기관이 자율성을 갖고 세계적 기관으로 성장하는 것은 물론 유기적으로 협력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