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회의명소인 ‘유니크베뉴(unique venue)’는 쓰임새가 다양하다. 독특한 콘셉트와 디자인은 각종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행사 장소로 손색이 없다. 이색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가득해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관광명소 역할도 한다. 유니크베뉴가 지역 관광·마이스 활성화의 새로운 거점으로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다.
올해 유니크베뉴는 40곳으로 늘었다. 새로 13곳이 숨은 마이스 명소에 선정됐다. 창의적(creative)이고 현대적(modern)이며 전통적인(traditional) 매력과 청정 자연(nature)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K마이스의 재도약을 이끌 ‘코리아 유니크베뉴’ 13곳을 만나보자.
창의적인(creative) 영감의 공간
강원 강릉 ‘하슬라아트월드’
하슬라아트월드는 ‘낭만의 바다’로 불리는 정동진 인근 괘방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산과 바다의 자연미를 예술과 결합한 공간 설계가 돋보이는 곳이다. 예술적 감성 가득한 호텔 객실과 피노키오, 마리오네트 등 테마가 다양한 전시관(6개)은 ‘생활박물관’을 표방한다. 산과 바다를 배경 삼아 작품 400여 개로 꾸민 야외조각공원은 산책로로 일품이다. 갤러리와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행사 연출이 가능하다. 경기 부천 ‘만화영상진흥원’
유네스코가 선정한 동아시아 첫 문학창의도시인 부천 만화영상진흥원은 해마다 판타스틱영화제와 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이 열리는 곳이다. 광장 사이로 연 25만 명이 찾는 만화박물관과 마주하고 있다. 회의와 네트워킹 행사가 가능한 세미나실, 웹툰캠퍼스 등 시설을 갖췄다. 만화박물관 로비와 만화영화상영관, 기획전시실에서도 행사 진행이 가능하다. 지하철 7호선 삼산체육관역이 바로 앞이다. 부산 해운대 ‘뮤지엄 다’
일상생활 속 예술을 표방한 뮤지엄 다는 국내 최초 미디어 전문 미술관이다. 이름 다(DAH)는 디지털 아트 하우스라는 의미다. 세계 최대인 8000만여 개 LED(발광다이오드)로 지은 독특한 디자인과 콘셉트로 인플루언서 파티 장소로 인기가 높다. 벡스코와 영화의 전당, APEC나루공원과 700m 가까운 거리에 있어 미디어아트 등 영상을 활용한 스탠딩파티, 리셉션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 충남 논산 ‘선샤인스튜디오’
선샤인스튜디오는 ‘뉴트로(레트로)의 성지’로 불린다. 글로리호텔과 한성전기, 덕수궁 대안문 등 근대양식 건축물(5동)과 와가(19동), 초가(4동), 적산가옥(9동), 전차 등으로 국내에서 유일한 1990년대 초반 개화기 한성의 모습을 재현했다. 드라마에 등장한 가구와 오르골 등 소품을 그대로 전시해 놓은 글로리호텔은 레트로 콘셉트의 회의, 리셉션, 만찬 장소로 제격이다. 20㎞ 떨어진 곳에 돈암서원과 한옥마을이 있다.현대적인(modern) 감성 공간
대구 중구 ‘대구예술발전소’
대구예술발전소는 1949년 지은 담배공장 창고를 예술공간으로 바꾼 재생공간이다. 붉은 벽돌의 외관은 옛 모습 그대로지만, 내부는 넓은 로비와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설치미술 작품, 5층까지 이어지는 대형 작품 등 현대적인 이색 감성 공간으로 채워져 있다. 120석 규모 수창홀은 회의, 공연이 가능하다. 바깥 풍경이 좋은 커뮤니티룸, 소규모 회의실과 세미나실, 북카페도 갖췄다. 1.2㎞ 떨어진 대구근대골목을 연계한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해도 좋다. 인천 연수 ‘트라이보울’
트라이보울은 평평한 천장 밑에 자유로운 곡면 바닥의 역발상 디자인이 돋보이는 건축물이다. 인천도시철도1호선 센트럴파크역 앞에 있어 주변 환경도 뛰어나다. 밤에는 외벽 알루미늄패널 사이 LED가 바닥분수에 반사돼 마치 UFO가 착륙한 것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가수 빅뱅이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한류 명소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300석 규모 공연장은 무대, 객석 구분이 없다. 전시장은 가벽과 스크린으로 창의적인 구성이 가능하다.
전통의(traditional) 예스런 공간
강원 강릉 ‘오죽한옥마을’
오죽한옥마을은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의 모친인 신사임당이 태어난 오죽헌 바로 옆에 있다. 강릉올림픽파크와 1.8㎞ 거리에 있어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유니크한 한옥 숙소로 유명해졌다. 독채와 별채, 누마루가 있는 복층형 구조의 51개 객실과 40명 규모의 강당(사물재), 전통 좌식 형태 회의실, 잔디광장 등을 갖췄다. 주말에는 강릉단오제 관노가면극 야외 공연이 펼쳐지며 강릉농악전수관과 가깝다. 강원 원주 ‘한지테마파크’
한지테마파크는 한국의 제지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원주는 예부터 도를 관할하던 관청, 사찰이 많아 인쇄문화가 발달했다. 한지테마파크는 원주 한지의 유물과 한지로 만든 다양한 작품을 보유하고 있다. 한지뜨기, 한지공예 등 체험도 가능하며 200명 규모의 회의실과 야외무대, 계단식 객석 등 시설을 갖췄다. 강원감영과 명주사고판화박물관을 잇는 한지 및 고인쇄 투어를 행사 전후 프로그램으로 이용해도 좋다.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
독립기념관은 우리 민족의 국난 극복사와 국가 발전사가 총집결된 곳이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저항정신이 깃든 이곳에선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즐기는 행사 연출이 가능하다. 3·1운동 100주년 전야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행사 등 역사적 의미가 깊은 대형 행사가 열렸다. 3000명 규모 겨레의 집 로비와 큰마당, 500명 규모 컨벤션홀과 극장식 밝은누리관은 학술대회, 국제회의 장소로도 활용 가능하다. 경북 경주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은 1000년 역사의 신라시대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역사적 의미와가치를 부여한 행사 연출이 가능하다. 작은 경주를 연상케 하는 옛 절터와 궁궐터에서 옮겨온 1100여 점의 옥외 전시품은 독특한 분위기의 야외 행사에 제격이다. 250석의 극장식 강당과 수묵당은 연못을 품은 한옥, 수장고 전시장과 유물정리실이 보이는 세미나실은 색다른 공간 경험을 제공한다.감성 깨우는 자연(nature) 공간
경남 김해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은 ‘흙과 건축의 만남’을 테마로 한 건축도자 미술관이다. 가야토기, 분청사기로 유명한 고대 가야국 수도였던 김해의 도시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돔하우스, 큐빅하우스 등 전시공간과 아트키친 등 체험시설을 갖췄다. 중앙홀은 리셉션과 스탠딩 파티 장소로 적합하다. 110석 규모의 시청각실과 60명 규모 교육장(3실) 외에 미술관 마당과 진디광장에선 300~700명 규모의 야외행사가 가능하다. 서울 용산 ‘노들섬’
노들섬은 서울을 동서로 가르는 한강의 아름다운 섬 중 하나다. 육교를 통해 한강대교 동서의 시설을 넘나들 수 있다. 라이브하우스와 잔디마당, 뮤직라운지, 북카페, 음식문화살롱 등이 있는 서쪽은 특색 있는 파티와 리셉션 공간으로 안성맞춤이다. 무엇보다 섬 안쪽에서 바라보는 한강과 도시 풍경이 일품이다. 동쪽 다목적홀과 세미나실은 한 면이 맹꽁이 서식지와 접해 마치 숲속과 같은 고요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제주 ‘생각하는 정원’
생각하는 정원은 거대한 화산석 돌담과 돌문 그리고 고유의 정원수와 분재, 괴석과 수석, 폭포와 연못, 잔디광장 등 독창적인 한국 정원의 모습을 갖춘 곳이다. 2012년 한·중 수교 20주년 기념 만찬행사가 열리는 등 굵직한 국제행사 장소로 익히 유명하다. 제주 오름과 물을 모티브로 한 7개 테마정원은 50~300명 규모 만찬 행사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영빈관과 유연, 전망대 3층 등 25~150명 규모의 실내 회의시설도 갖췄다.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