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 앞바다에 원자력발전소 8기 규모의 8.2기가와트(GW) 풍력발전시설을 짓는 신안 해상풍력발전사업 추진이 속도를 내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필수 해결 과제인 주민 반대 여론 및 지역 간 갈등 해결을 위해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어민들과 상생협약을 맺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 주민 이익공유
신안군은 지난 9월 지역 주민의 해상풍력 정책참여 지원을 위해 ‘신안군 해상풍력 건립 촉진활동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에는 재생에너지 개발이익을 주민과 공유하고, 주민이 해상풍력 건립 촉진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군 관계자는 “대부분의 국내 자치단체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허가할 때 기업이 직접 반발하는 주민을 설득하라는 식의 수동적 행태에 그쳤다”며 “신안은 주민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갖춰 기업의 적극 활동과 주민의 이익 공유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2월에는 전라남도, 신안군, 한국전력, 민간발전사 등 18개 기관이 신안 해상풍력 1단계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전라남도, 신안군, 신안수협, 새어민회 4자 간 상생협약을 체결해 주민 수용성도 확보했다.
새어민회는 신안군 수협과 닻자망 어업인 등 해상풍력발전단지 주변의 어민들로 구성됐다. 새어민회는 4자 간 상생협약을 통해 신안 해상풍력발전단지 구축과 전남형 상생 일자리 창출에 인식을 같이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신안군은 후속 조치로 주민 참여형 사업 등 조업 구역이 줄어드는 피해도 보상할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발생한 이익을 주민과 공유하겠다는 내용도 사업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신안군은 지난해 9월 ‘신안군 신재생에너지 개발이익 공유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이 조례는 군의 자원인 바람을 이용한 해상풍력 개발이익을 주민과 향유하고, 주민 스스로가 해상풍력 정책참여를 위해 설명회, 서명 활동, 견학 등의 해상풍력 건립 촉진 활동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제도적 장치다. 개발이익을 주민들이 향유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설립 시 30% 이상의 지분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군 관계자는 “신안 해상풍력발전단지가 완성되면 연간 3000억원의 주민소득이 예상된다”며 “주민과의 상생협약 등을 체결하지 못해 사업이 9년 동안 멈춰버린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신안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이라고 말했다.
단일구역 세계 최대 해상풍력발전단지
신안 8.2GW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은 전남 ‘블루 이코노미’ 프로젝트의 선도사업이다. 단일구역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올해부터 2030년까지 48조5000억원을 들여 450개 기업을 육성하고 일자리 12만 개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이다.전라남도와 신안군은 임자도에서 우이도까지 신안 북쪽 앞바다에서 남쪽으로 70여㎞의 해상에 고정식 해상풍력 발전기 1025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목포 신항만 등에는 6000억원을 들여 100만㎡ 규모의 풍력발전기 생산·조립 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8.2GW는 정부가 2030년까지 목표로 하는 신재생에너지 48.7GW 발전량의 20%에 해당한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3.2GW, 일반 기업이 5GW를 발전한다.
2027년까지 1단계 사업으로 22조원을 들여 4.1GW 규모(한전·자회사 1.5GW, 민간발전사 2.6GW)로 추진한다. 2단계로 2029년까지 2.1GW를, 3단계로 2030년까지 2GW를 추가해 8.2GW를 바닷바람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주민 및 어민들과 상생협약 체결로 해상풍력발전사업의 지연 우려를 해소한 만큼 앞으로 10만 개가 넘는 일자리를 만들어 전남 서남권 전체의 새 산업 동력원으로 일으키겠다”며 “국내 1위 해상풍력 잠재량을 바탕으로 2030년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이라는 정부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신안=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