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액정표시장치) 모니터, 노트북 등의 필름 전문 제조업체 아이가드는 국내 첫 항균 프라이버시 필름을 개발한 업체다. 노트북은 물론 스마트폰 액정에 최적화된 철벽 항균 필름이다. 이승훈 아이가드 대표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사람들의 손길이 많이 닿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액정에도 항균 기능이 필수가 됐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오래 갈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만큼 항균 필름을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가드는 최근 개발한 ‘항균 프라이버시 필름’은 살균 효과가 뛰어난 제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요즘 항균제로 많이 쓰이는 구리보다 살균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은(銀)을 배합했다.
이 대표는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옆에서 쳐다보면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 프라이버시(정보보호) 필름에 항균 기능까지 갖춘 것은 아이가드 제품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초창기 전자파 차단 기능에서 시작한 모니터 필름 시장이 프라이버시 기능에 이어 항균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가드는 삼성전자에도 항균 기능성 필름을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태블릿PC에 이 제품이 함께 제공된다. 스마트폰 액정에 맞는 항균 프라이버시 필름도 생산하고 있다. 현재 와디즈펀딩을 통해 항균 정보보호 필름군 마그네틱 태블릿형 제품을 펀딩하고 있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 맞는 항균 글라스도 개발 중이다. 유리 표면에 항균액을 코팅하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하루에도 수십 명의 손길이 닿는 ATM에 항균 기능이 필요하다”며 “다양한 키오스크 장비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효성티앤에스, 에이텍 에이피(ATEC AP) 등 국내 ATM 제조회사 대부분은 이미 아이가드의 모니터 글라스를 쓰고 있다. 금전 거래의 특성을 고려해 노트북 모니터 필름처럼 옆에서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아이가드는 2000년 설립됐다. 의료용 모니터 필름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였다. 수술 과정에서 모니터를 쳐다보는 의사들이 방해받지 않도록 조명 빛의 반사방지(AR)에 특화한 전문 필름이다. 아이가드는 이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경북 경산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아이가드는 지금도 미국의 스트라이커, 벨기에 바코(BARCO) 등에 연간 3만 장가량의 필름을 공급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로 따지면 세계 5위권이다. 이 대표는 “불량률이 0.5%에 불과할 정도로 우수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무역의 날에 ‘수출 100만불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이가드가 프라이버시 필름 생산에 나선 것은 2004년부터다. 2014년엔 블루라이트 방지 기능을 갖춘 필름도 개발했다. 농협, 우리은행, LG전자, 한국전력 등 금융회사와 공공기관이 주요 거래처다.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인증한 기업부설연구소를 두고 있는 아이가드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반사방지막 제조방법, 유리기관 접합방법 등 특허도 여럿 보유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