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옵티머스 사태’가 급기야 법무부와 검찰 간 정면충돌로 비화했다. 펀드게이트의 주범이 내놓은 5쪽짜리 ‘옥중 입장문’에 대한민국의 법치를 관장하는 핵심 국가기구들이 죽기 살기 식 이전투구를 벌이는 기막힌 모습이다.
일파만파를 부른 옥중 입장문은 ‘검찰이 여권 연루자만 수사하고 야당 인사들의 비리 진술을 뭉개고 있다’는 내용이다. 사실이라면 검찰 수사의 공정성은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폭로자가 ‘라임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주범인 만큼 주장의 신빙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수다. 작성 한 달이 지나서야 입장문이 공개된 데다, 폭로자의 그동안 법정 증언과 정반대인 내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법무부가 서둘러 검찰의 잘못을 단정하고 나선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법무부는 옥중 입장문이 나오자마자 검찰에 대한 감찰에 착수하더니 불과 이틀 만에 “검사와 야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안 됐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당연히 “법무부 발표는 납득하기 어려우며,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이라며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어찌 보면 예고된 수순이다. 결국 국민적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펀드 사태가 법무부와 검찰 간 비난전이라는 엉뚱한 방향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펀드게이트의 돌발적인 전개는 이 나라 법치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우려를 증폭시킨다. 동시에 특별검사 도입의 불가피성을 보여준다. 옥중 입장문의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검사들 이름까지 거명되는 마당에 검찰이 계속 수사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다. 아무리 열심히 수사하더라도 그 결과는 정치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인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엊그제 “검찰 수사와 별도로 공공기관들의 펀드 투자 경위를 철저히 살펴보라”는 지시를 내렸다. 국민적 의혹과 실망감에 비해 본질을 비켜 간 한가한 지시다. 여당에서는 ‘공수처 1호 수사’로 삼자고 주장하지만 정략적이라는 비판이 불가피하다. 공수처는 청와대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고, 아직 출범조차 하지 않아 수사에 착수하려면 하세월이다. 펀드게이트는 국정감사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되고 말았다. 특검을 통한 펀드게이트 수사 없이는 자본시장 건전화도 펀드시장 정상화도 불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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