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기업은행장(사진)이 직원의 수십억원대 '셀프대출'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윤종원 행장은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은행원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 임직원 모두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기업은행 직원이 가족 명의 회사에 76억원을 셀프대출하고 부동산 투기를 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윤두현 의원은 "기업은행 직원이 셀프대출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되는 투자를 했다"며 "어떻게 불법적으로 대출받아서 이런 투자를 하게 됐는지 그 배경이 궁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시 기업은행 경영연구소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이 있냐"고 물었다.
윤종현 행장은 "저희가 그런 걸 조사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보고서가 있는지 확인해보고 있으면 제출하겠다"고 답했다.
윤두현 의원실이 기업은행으로부터 제공받은 '대출취급의 적정성 조사 관련' 문건에 따르면, 기업은행 A차장은 2016년 3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아내와 모친 등 가족이 대표이사로 있는 법인 5개와 개인사업자 등에 총 75억7000만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실행했다. 경기도 화성 일대의 아파트·오피스텔과 부천의 연립주택 등 총 29채를 구입해 수십억원의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샀다.
이와 관련해 기업은행은 지난달 3일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직원을 가장 높은 단계인 '징계면직' 처리했고 사기 등 혐의로 형사고발과 대출금 전액 회수를 진행 중이다.
또 직원과 배우자의 친인척에 대한 대출 취급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내부 규정과 전산 시스템을 마련하고, 모든 대출에 대해 직원의 친인척 여부를 상시 모니터링 한다는 방침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