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사진)의 시아버지인 이기을 연세대 경영대 명예교수가 향년 97세의 나이로 지난 13일 별세했다.
16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지난 14일 조문을 다녀왔으며 다음날인 15일 오후에는 정상근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의 뜻에 따라 장례식은 가족장으로 치러졌으며 지난 15일 발인했다.
고인의 외아들이면서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요트 여행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상황이라 장례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일병 교수는 외교부가 불필요한 여행 자제를 국민에게 권고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요트 구매 및 여행 등을 위해 지난 3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고인인 이 명예교수는 함경남도 북청 출신이다. 일제 말기 이른바 '중앙고보 5인 독서회' 사건에 가담했다가 일본 경찰에 발각돼 함흥교도소에서 몇 달 간 옥살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인 독서회는 이 교수 등 중앙고보 4학년생 5명이 1940년 민족정기 고취, 독립 쟁취를 목적으로 고(故) 최복현 선생의 지도 아래 만든 조직이다. 석방 후 고인은 1943년 연희전문학교(연세대 전신) 상과에 입학했으나 그해 말 일본군 학병에 지원해 일본에서 해방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방 후에는 1947년 연희전문, 1952년 연대 상경대를 졸업하고 1955∼1989년 연세대 교수로 재직했다. 고인 측은 지난 6월 국가보훈처에 항일 독립유공자 포상 신청을 한 뒤 결과를 기다리던 중이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