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1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추가 부양책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양책을 1조8000억달러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밝히자 5000억달러 가량이 적당하다고 밝히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부양책 통과를 위해선 2조2000억달러를 고수하는 민주당은 물론 집권 공화당까지 설득해야하는 부담이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날 발표된 신규 실업수당 청구자는 약 90만명으로 시장 예상치(82만500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일자리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에 나와 2조2000억달러를 원하는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판하면서도 부양책 규모를 1조8000억달러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초 1조6000억달러를 제안했다가 최근 1조8000억달러로 협상안을 올렸는데 여기서 더 올릴 수 있다고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펠로시에게 (여론이나 민주당 의원들로부터)많은 압박이 있을 것"이라며 여전히 대선 전 부양책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매코널 대표는 이날 지역구인 켄터키주 방문 중 기자회견에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내가 동료 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얘기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대규모 부양책 규모를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매코널은 다음주에 5000억달러 가량의 부양책을 상원에서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정도 부양책이)우리가 끔찍한 질병(코로나) 대처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이라고 했다.
미 대선이 20일 밖에 안 남은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펠로시, 매코널 등 부양책 통과의 열쇠를 쥔 세 명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협상 대표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날 오전 "펠로시의 전부 아니면 전무식 접근은 미국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민주당을 비난했다. 그러면서도 "(행정부는 협상 타결을)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 노동부가 이날 아침 발표한 지난주(10월4~1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89만8000건으로 8월 넷째주 이후 가장 많았다. 전주보다는 5만3000건 늘어나며 3주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82만5000건였다. 코로나가 노동시장에 충격을 미치기 전인 지난 3월 초만해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매주 21만~22만건 수준였다.
구직 사이트 인디드의 앤 엘리자베스 콘켈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이 시작된지 7개월이 지난 점을 고려할 때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며 경기 회복이 느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통계는 코로나에 따른 일시해고가 '영구 실직'으로 악화되는 가운데 나왔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에서 380만명이 일자리를 완전히 잃었고, 240만명은 6개월 이상 장기실직 상태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