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공식 논평을 통해 "진중권씨는 삼국지의 '예형'의 길을 가고자 하나?"라고 언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예형은 삼국지에서 조조 등을 능멸하다 처형된 인물이다.
14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의 부대변인이 '예형' 얘기한 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약하게 해석하면 '그냥 진중권이 죽여버리고 싶을 정도로 밉다'는 얘기일 테고, 강하게 해석하면 '앞으로도 계속 그러면 아예 목줄을 끊어놓겠다'는 협박의 중의적 표현"이라고 반발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공당에서 일개 네티즌의 페북질에까지 논평을 하는 것은 해괴한 일"이라며 "그 내용은 또 얼마나 천박한지. 자기 페북에나 올릴 법한 글을 버젓이 집권여당의 공식논평으로 내놓다니, 이분들이 지금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이낙연 대표님, 왜 그러셨어요?"라고 했다.
진중권 전 교수가 언급한 논평은 지난 13일 민주당 박진영 상근부대변인이 내놓은 논평이었다. 그는 조정래 작가를 비판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맹비난했다.
박진영 부대변인은 '진중권씨의 조롱이 도를 넘어서 이제는 광기에 이른 듯하다"며 "조정래 선생께서 [반일종족주의]를 쓴 이영훈 교수를 비판하면서 '일본 유학을 다녀오면 친일파가 된다'고 언급한 것을 두고, '일본에서 유학한 문재인 대통령의 따님도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돼 민족반역자로 처단당하겠다'고 조롱했다. 맥락을 읽지 않고, 말 한마디를 드러내어 조롱함으로써 존재감을 인정받는 전략은 진중권씨의 삶의 방식임을 잘 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이론도 없고 소신도 없는 줄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예의마저 없으시군요"라며 "조정래 선생의 말씀이 다소 지나쳤다 하더라도, 그런 식의 비아냥이 국민과 함께 고난의 시대를 일궈 온 원로에게 할 말인가? 정부와 여당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은 제쳐두고라도, 조정래 선생에 대해서는 예의를 갖춰주실 것을 정중히 권한다"고 했다.
이어 "명색이 학자이자 교수 출신인 진 교수의 이론과 학설이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습니까? 진 교수의 강의가 조명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애석하게도 진 교수의 '비아냥'과 '조롱'이 언론과 보수세력에 의해 소비되고 있을 뿐"이라며 "과대포장 된 진 교수의 함량에 (국민이)싫증 낼 시기가 멀지 않아 보인다. 그때는 어느 세력의 품으로 둥지를 트시겠느냐"고 했다.
조정래 작가는 앞서 12일 등단 50주년 기념 기자 간담회에서 "민족정기를 위해 이제라도 반민특위를 반드시 부활시켜야 한다"며 "친일파를 단죄해야 한다. 그것이 안 되고는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며 문제 발언을 했다.
이에 진중권 전 교수는 "(문재인)대통령의 따님도 일본 고쿠시칸 대학에서 유학한 것으로 아는데, 일본 유학하면 친일파라니 곧 조정래 선생이 설치하라는 반민특위에 회부되어 민족반역자로 처단 당하시겠다"고 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민주당 논평에 대해 다른 글을 통해서는 "아니요, 너희 세상 같아요. 살맛 나냐고요? 아뇨. 지금 대한민국에서 너희들 빼고 살맛나는 사람이 있나요?"라며 "이분들이 실성을 했나. 공당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인지. 조정래를 비판했는데, 왜 성명이 민주당에서 나오는 건지"라고 비판했다. 또 "'일본 유학생은 모두 친일파다. 150만명을 반민특위에 회부해 처단하자'는 끔찍한 망언이 그저 '다소 지나친' 발언에 불과한가"라고 따져 물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