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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 '독특한 루틴' 뭐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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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바지의 마법사’ 김세영(27)이 12일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생애 첫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날도 어김없이 빨간 바지를 입고 시상대에 올랐다.

김세영이 최종 라운드에서 항상 빨간 바지를 입는 것은 아니지만 우승할 때마다 입은 것은 맞다. 이번까지 총 11번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때 그는 항상 빨간 바지를 입었다. 김세영은 “프로가 되면서 나만의 트레이드마크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빨간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빨간 바지를 100벌 넘게 갖게 됐다”고 했다.

김세영이 빨간 바지를 입기 시작한 계기는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5·미국)의 영향이다. 우즈는 최종 라운드에서 붉은색 셔츠를 즐겨 입는다. 한 심리학자는 “스스로 자신감을 느끼며 다른 경쟁자들에게는 위압감을 주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우즈는 “(다녔던 스탠퍼드) 대학의 상징색이 빨간색이었고 우리는 항상 행사 마지막 날에 빨간색을 입었다”며 “그게 운 좋게 맞아떨어져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역사상 이름을 남긴 골퍼 중에는 독특한 ‘루틴’ ‘징크스’를 지닌 선수가 많았다. ‘빅 이지(big easy)’ 어니 엘스(51·남아프리카공화국)는 버디를 잡을 때마다 새 공을 꺼내 경기했다. 버디를 잡으면 공 하나에 담긴 운을 모두 썼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레전드’ 잭 니클라우스(80·미국)는 항상 1센트짜리 동전 3개를 주머니에 넣고 경기한 것으로 유명하다. ‘탱크’ 최경주(50)도 라운드 때마다 동전을 2개씩 가지고 다닌다. “디봇 정리용 또는 마커로 쓰기도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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