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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 2020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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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여성 시인 루이즈 글릭, 2020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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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은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Louise Gluck, 77·사진)이다. 역대 16번째 여성 수상자다. 미국 여성 문인의 노벨상 수상은 1993년 흑인 여성 소설가 토니 모리슨 이후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8일 오후 8시(한국시간) “글릭은 개인의 존재론적 보편성을 절제된 미학을 지닌 시적 목소리로 확고히 전달했다”고 노벨문학상 수여 이유를 밝혔다. 한림원은 글릭의 작품 중 ‘아베르노(Averno, 2006년)’를 꼽으며 “이 작품은 하데스에 붙잡힌 페르세포네의 신화를 몽환적 분위기로 능수능란하게 해석했다”고 호평했다.

1943년 미국 뉴욕의 헝가리계 유대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났다. 사라로렌스칼리지와 컬럼비아대에서 공부했지만, 고등학생 때부터 앓아 온 거식증 치료 때문에 대학을 중퇴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치료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시를 익혔다.

글릭은 1968년 시집 ‘맏이(Firstborn)’으로 등단했다. 1993년 ‘야생 아이리스(The Wild Iris)’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2001년 볼링겐상을 받았고, 2003년 미국 계관시인이 됐다. 2014년 미국에서 매년 뛰어난 문학작품을 쓴 작가에게 주는 문학상 ‘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했다. 2015년엔 미국에서 최고의 인문학자에게 수여하는 ‘내셔널 휴머니티스 메달(National Humanities Medal)’을 받았다.

국내엔 번역된 작품이 없지만, 미국 문학계에선 오래 전부터 상당히 영향력 있는 시인이다. 시집과 12권과 수필집, 시문학 이론서 등 총 18권의 저서를 냈다. 아베르노를 비롯해 시집 ‘아킬레스의 승리(the Triumph of Achilles)’(1985년),시집 ‘아라랏산(Ararat)’ (1990년) 등이 대표작이다. 가장 최신작은 2014년 발표한 시집 ‘충실하고 고결한 밤(Faithful and Virtuous Night)’이다. 이 책으로 내셔널 북 어워드를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부모와 형제자매 간 긴밀한 관계, 그리스 신화에서 받은 영감, 정신적 트라우마 극복 등이 주요 주제다. 문체는 독일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 등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토대로 무거운 주제를 날카롭고도 간결한 유머로 표현하며 새롭게 승화시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미 예일대 영문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안데르스 올스 노벨문학상 심사위원은 “글릭의 시는 몽상과 망상에도 귀를 기울이고, 자기고백에만 그치지 않으며 그 누구보다도 자아 망상에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양균원 대진대 교수는 2009년 현대영미시연구 논문을 통해 “글릭은 자아의 직접적 분출이 아니라 그녀 나름대로 추구하는 자아의 통제를 통해 세상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유연성을 가졌다”고 평했다.

노벨문학상은 2016년 ‘포크 록의 전설’로 불리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의 수상 이후 각종 논란에 휩싸였다. 2018년엔 한림원에서 미투 운동 파문이 일면서 심사위원이 잇따라 사퇴해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해 상을 받은 오스트리아 작가 페터 한트케는 유고 전범 지지 행적 때문에 비난을 받았다. 이 때문에 올해는 한림원이 비(非)유럽계 여성 문인이라는 ‘안전한 선택’을 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 여파로 노벨상 수상자들이 자국에서 메달과 상장을 받는다. 해당 영상은 TV와 유튜브 등으로 생중계된다. 상금은 전년보다 100만크로나 늘어난 1000만크로나(약 13억원)이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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