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으로 불리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 재판에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 전 기자와 연결된 검사장이 한동훈이라는 얘기를 듣고 놀랐다"고 진술했다. '한동훈'이라는 이름이 언급된 맥락에 대해선 "관련 녹취파일을 제보자 지모씨가 들었다고 변호사가 (제게) 말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6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이 전 채널A 기자와 후배 백모 기자의 공판에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제보자 지모씨는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철 전 대표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로부터 취재 과정에서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로, 지모씨는 해당 협박성 취재 의혹을 MBC에 처음 제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철 전 대표는 "변호사가 한동훈 검사장 이야기를 했다"며 "이 전 기자와 연결된 검찰 고위 간부가 한 검사장이라고 해서 다시 물어봤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지금까지 이 전 기자와 연결돼 있던 검사장이 한동훈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는 것이 맞냐"고 재차 묻자 "네, 한동훈 이름을 듣고 놀랐다"고 대답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이 전 기자의 편지를 받아보고 두려움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첫 번째 편지를 봤을 때는 황당했지만 무시했다"며 "그런데 이후 편지가 올수록 공포감이 커졌고 겁을 먹었다"고 진술했다.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이 "해당 편지에는 VIK 관계자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다시 조사받게 될 것이라는 얘기, 그 과정에서 대표님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부분이 있는데 이는 이 전 기자가 직접 증인에게 타격을 주겠다는 게 아니라 향후 수사가 이뤄질 경우의 예측을 얘기하는 것이죠"라고 물었고 이 전 대표는 "그렇게 읽힌다"고 답했다. 또 "이 전 기자는 한국에서 플리바게닝 (유죄를 인정하거나 다른 사람에 대해 증언을 하는 대가로 형을 낮춰주는 식의 거래)는 할 수도, 해서도 안 되며 언론사는 관여할 수 없다고 언급했는데 이는 검찰과 소위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죠?"라는 질문에 이철 전 대표는 "(당시) 상황을 설명한 것이라고 이해했다"고 답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