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하늘길이 막히자 기체를 이용해 수익을 내는 각양각색 방안을 시도하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이달 말부터 창이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에어버스사의 A380을 임시 식당으로 사용할 계획으로 6일 알려졌다. 승객을 최대 853명 태울 수 있는 규모의 항공기인 A380은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다.
손님들은 식사 전에 기내를 둘러보고 식사할 좌석 등급을 선택할 수 있다. 기내식을 즐기며 영화 등 오락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도 있다. 가격은 일등석이 448 싱가포르 달러(약 38만원), 비즈니스석은 288 싱가포르 달러(약 25만원)다.
싱가포르 항공은 지난 5일부터 일등석과 비즈니스석에서 제공되는 기내식과 같은 음식을 자택에서 즐길 수 있는 배달 서비스도 시작했다. 일간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기준 주문 57건이 접수됐다. 이 중 절반가량(56%)은 일등석 기내식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도 착륙 없이 특정 목적지 상공까지 비행만 하고 돌아오는 'A380 관광 비행' 상품을 출시했다. 이달 24~25일 국내 상공을 약 2시간 비행하는 이 상품은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상공을 비행하고 오후 1시20분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온다.
항공권 가격은 비즈니스 스위트석 30만5000원, 비즈니스석 25만5000원, 이코노미석 20만5000원이다.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의 경우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승객 간 일정 간격을 두고 배치했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상품 중 비즈니스 스위트석과 비즈니스석은 20분 만에 완판됐다.
기체 모양을 본떠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한 사례도 있다. 태국 현지 항공사인 타이항공은 지난달 초 방콕 시내 본사 건물 2층에 비행기 객실을 닮은 레스토랑을 열었다.
매주 수~금요일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운영되는 이 식당에서는 실제 기내식을 판매한다. 타이항공 측은 고객들이 비행기를 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실제 항공기 좌석을 그대로 가져와 설치했다.
식당 내부는 비즈니스석과 이코노미석 구역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항공기 기내식을 만들던 주방장이 직접 요리한다. 특히 출입문에 항공기를 오르내릴 때 사용하는 계단도 설치해 고객들이 실제 비행기를 타는 느낌이 들도록 한 게 포인트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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