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골프시장 호황이 지속되고 있다. 야외 스포츠인 골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운동이란 인식이 퍼지면서 라운드하거나, 용품을 사들이는 골퍼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확진을 받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무색하게 하는 ‘나홀로 특수’다.
5일 골프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골프용품회사 아쿠쉬네트는 이달 말까지 신입사원 2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아쿠쉬네트는 골프공과 클럽을 만드는 타이틀리스트와 골프화·의류를 제작하는 풋조이의 모회사다.
브랜든 라이디 타이틀리스트 인사담당 임원은 “코로나19 탓에 문을 닫은 골프장들이 지난 5월부터 대거 문을 열면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며 “특히 골프를 처음 접하는 골퍼까지 늘어 장기적인 호황이 예상되고,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인력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아쿠쉬네트는 무급휴가를 보냈던 직원 1100명도 전원 복직시켰다.
코로나19 발발 직후 주춤했던 골프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가 치솟고 있다. 미국골프재단(NGF)에 따르면 4월에 전년 동기보다 42.2% 감소했던 미국 지역 골프장의 라운드 수는 5월부터 회복세로 돌아섰다. 8월에는 라운드 수가 전년보다 20.6% 늘어나기도 했다.
NGF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끌고 다니는 1인용 풀카트(pull cart) 소비가 늘어나는 등 침체에 빠졌던 골프용품 시장이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고 평가했다. 클릭 기어, 백 보이 등 주요 풀카트 회사 홈페이지에는 ‘품절’ 표시가 가득하다.
골퍼들의 라운드 수가 반등하면서 골프용품 매출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골프용품 회사들은 7월 미국 시장에서 3억8900만달러(약 45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월 매출로는 사상 최대 기록이다. 국내 용품시장 상황도 비슷하다. 타이틀리스트, 핑 등 용품 업체들은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골프 인구가 늘면서 3분기에 올해 매출 목표를 이미 달성한 업체도 상당수”라며 “업체별로 목표치를 다시 정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다”고 귀띔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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