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이 지주사 체제 출범 때부터 함께한 주요 주주인 프랑스 BNP파리바은행과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신한지주가 양사 합작사인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신한BNPP운용)의 BNP파리바 측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는 BNP파리바은행이 보유한 신한BNPP운용 지분 35%를 매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 65%는 신한지주가 갖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벌이는 자산운용계열사 정비 작업의 일환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전통자산(주식 및 채권) 운용에 강점이 있는 별도 자산운용사를 매입하는 방안과 신한BNPP운용의 대체투자 자산을 신한대체투자운용으로 이관하는 작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신한BNPP운용은 신한금융이 2002년 옛 신한투자신탁운용 지분 ‘50%-1주’를 BNP파리바은행 측에 넘기면서 합작사 형태로 운영돼왔다. 2009년 신한은행 자회사이던 SH자산운용을 합병하면서 BNP파리바 측 지분율이 떨어졌고, 두 회사 간의 관계도 점차 소원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선진 금융기법을 배우겠다는 의도로 합작을 벌였지만, 국내 금융사 능력이 향상되면서 필요성이 작아졌다”고 했다. 해외 금융회사도 한국 합작사에 신경 쓸 여력이 줄었다는 설명이다. 하나금융은 2018년 하나UBS자산운용(UBS와의 합작사)을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고, 교보AXA자산운용(AXA와의 합작사)도 최근 결별 수순을 밟고 있다.
현재로선 BNP파리바가 안정적 배당을 얻고 있는 신한BNPP운용 지분을 당장 포기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완전한 결별’은 BNP파리바은행이 보유한 신한지주 지분(약 3.3%)의 처리 방향이 정해져야 결정될 전망이다. BNP파리바은행은 2001년 신한지주 출범 당시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했다. 한때 신한지주 지분 8% 이상을 보유해 단일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지만 수차례에 걸쳐 지분을 처분해 수익을 실현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양측 모두 결별이 머지않았다는 점에 동의하지만 신한지주 주가가 최근 크게 낮아져 BNP 측 의사 결정이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김대훈/이상은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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