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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살 공무원 형 "월북 낙인에 조카들 학교도 못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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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피살 공무원 형 "월북 낙인에 조카들 학교도 못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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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7)의 친형 이래진 씨(55)는 "(월북 낙인 때문에)조카들이 학교에도 제대로 못 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씨는 5일 <한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조카들이 심적으로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그는 A씨가 월북했다는 보도 때문에 조카들이 학교에 못 가기도 했다면서 "조카 친구들이 (그런 내용을) 알아서 조카들이 고통스러워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적 사고라도 어린 조카들이 충격이 클텐데 월북이라고 하니까 (더 충격이 큰 것)"이라며 "조카들은 동생의 월북 정황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일관되게 말하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이씨는 두 아이를 둔 평범한 40대 가장이 월북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A씨가 부인과 이혼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지금은 숙려기간이다. 조카들은 그동안 동생 부인이 돌봤다"며 "동생은 조카들과 같이 살진 않아도 자주 찾아가 만났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A씨는 SNS에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게시물을 여럿 올렸다. A씨 아들은 고등학생, 딸은 7살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딸과 함께 찍은 셀카에 한 지인이 "공주님 보면 피로가 확 풀리겠다"고 댓글을 남기자 A씨는 "네 이 맛에 사네요"라고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씨는 오는 6일 오후 3시 국방부 앞에서 '서해 연평도 공무원 피격사건 유가족의 국방부에 감청기록 등 정보공개신청 및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A씨 아들이자 이씨 조카의 친필 호소문도 공개할 예정이다.

A씨 아들이 언론 앞에서 직접 입장을 밝힐 것이냐는 질문에는 "조카는 아직 미성년자다. 호소문만 공개되고 언론에 직접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호소문에는 "(A씨가) 평소 생활에 문제가 없었고, 월북할 이유가 없었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기자회견 후 국방부에 A씨 사건에 대한 정보공개 신청을 할 예정이다. 청구 대상은 9월 22일 오후 3시30분부터 같은날 오후 10시51분까지 국방부에서 소지하고 있는 감청 녹음파일, 같은날 오후 10시11~51분 피격 공무원의 시신을 훼손시키는 장면을 녹화한 녹화파일이다.

이씨는 지난달 29일 외신기자들과의 기자회견에서도 "동생이 실종되기 불과 몇 시간 전까지 지역 어민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꽃게 판매를 중계해줬다"며 "다만 몇만 원, 몇십만 원이라도 벌려고 그러지 않았나 싶다. 그런 동생이 어떻게 바로 몇 시간 뒤에 월북하느냐"고 주장했다.

최근 여권은 A씨 월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앞서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에 40대 민간인이 월북하려다 우리 군에 의해 사살당한 사례가 있었다. 월경을 해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를 넘어서면 달리 손쓸 방도가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국제적인 상식"이라고 말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도 A씨 구조 지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월북자 때문에 전쟁도 불사하라는 뜻인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북한은 지난달 통지문을 통해 A씨는 불법 침입자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북은 불법침입. 남은 자진월북. 완전 상충하는 주장이지만, 남북 모두 정치적 필요에 의한 변명의 논리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며 "문재인 정부는 군과 청와대의 방치 속에 국민이 잔인하게 살해당한 상황의 책임을 조금이라도 모면하려고 월북 정황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국 정부는 결정적 물증도 없이 실종 공무원을 월북자로 규정했다"며 "정부가 자기 책임 줄이기 위해 꺼낸 월북론은 희생자를 두 번 죽이고 남북관계도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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