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지(24·사진)의 계보를 이을 또 한 명의 호주동포 여자골프 강자가 날갯짓을 하고 있다. LPGA 2부투어인 시메트라투어에서다. 로빈 최(22)가 주인공이다.
로빈 최는 지난 1일 미국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 LPGA인터내셔널 존스 코스(파72,6229야드)에서 개막한 시메트라투어 클래식(상금 17만5000달러) 1라운드를 9언더파 단독 선두로 마친데 이어 2일 열린 2라운드에서도 3언더파를 쳐 공동선두를 달리고 있다. 첫날 9언더파는 자신의 생애 최저타 신기록이다. 그는 올해 초 호주에서 열린 LPGA 투어 빅오픈 2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친적이 있다. 그는 "볼 스트라이킹도 잘 됐지만 무엇보다 퍼팅이 좋았다. 지난해와 완전히 달라진 게 퍼팅이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온그린시 퍼팅 능력에서 1부투어와 2부투어를 통틀어 1위(1.70)다.
그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총 1부 투어 진출을 사실상 확정할 수 있다. 현재 그는 10명의 1부 투어 진출자를 가리는 '볼빅 레이스'에서 상금랭킹 9위에 올라 있다. 이번 대회를 빼고는 남은 대회가 3개밖에 없다. 그는 코로나19로 늦게 시작한 올 시즌 시메트라투어에 5차례 출전했고, 톱10에 두 번 들었다. 한 번은 거의 우승할 뻔했다. 지난해 9번 출전해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한 것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하지만 1부 투어 티켓을 확보하려면 여전히 '한 방'이 필요하다. 그는 "퍼팅을 못하면 절대 우승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올해는 꼭 목표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산 5승을 수확 중인 이민지처럼 호주 국가대표 출신이다. 2016년 월드아마추어팀챔피언십 대표로 활동했고,2017년과 2019년 US여자오픈 대회에도 출전했다. 지난해 Q시리즈 공동 45위로 LPGA무대에 진출한 그는 2부와 1부 투어를 병행하고 있다. 2부투어 최고 성적은 공동 18위(IOA클래식)이고, 1부투어 최고 성적은 공동 36위(다우그레이트레이크스베이 인비테이셔널)다. 조금씩 고점을 올려가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그는 "남은 라운드와 대회에서 스코어를 신경쓰지 않고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LPGA투어에 데뷔하면서 "목표는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라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