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매각이 다음달 예비입찰을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산업은행 계열 자산관리회사 KDB인베스트먼트(KDBI)가 인수 의지를 밝힌 가운데 복수의 전략적 투자자(SI)와 사모펀드(PEF) 운용사도 검토를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28일 국내 및 필리핀 금융기관 등 채권단이 보유 중인 한진중공업 지분 전량(83.45%) 혹은 일부를 매각하겠다고 공고했다. 공개 경쟁입찰로 이뤄지며 매각 주관사는 삼일회계법인과 산업은행 M&A 컨설팅실이 담당한다. 다음달 26일까지 예비입찰을 진행하고 인수의향서(LOI)를 받는다.
인수 후보들은 주로 이 회사가 보유한 우량한 부동산과 건설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건설부문뿐만 아니라 군함 등 특수선을 짓는 조선부문을 함께 인수해야 하는 만큼 두 사업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방법을 찾느라 고심하는 분위기다.
채권단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한 예상 매각 가격은 4000억~5000억원 수준이다. 최근 회사 주가가 꾸준히 상승해 시가총액이 6000억원대 후반까지 오른 점은 인수 후보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후보들이 희망할 경우 일부 경영권 지분만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일부 인수 시 국내 채권단 지분과 동반매도청구권을 갖고 있는 필리핀 채권단 지분을 일정 비율로 섞어 인수해야 한다.
유력한 후보로는 산업은행 구조조정 자회사 KDBI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지난달 EY한영회계법인을 자문사로 선정했다. 한국토지신탁도 인수 후보다. 일부 PEF 운용사도 인수전 참여를 검토 중이지만 군함 등 특수선을 제작해야 하는 부담 때문에 섣불리 뛰어들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수한다면 조선업을 담당할 전략적 투자자와 컨소시엄을 꾸려야 하는데 특수선 사업부가 큰 이익이 나지 않아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
한진중공업의 최대 매력 포인트는 부산 영도조선소다. 다른 지역으로 조선소를 옮긴 뒤 상업지역으로 재개발할 여지가 있다. 인천 북항 배후의 율도부지에 약 30만㎡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점, 서울 동서울터미널 부지 매각 잔금을 조만간 받을 수 있는 점 등도 인수 후보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차준호/이상은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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