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문화와 성장주 중심의 상승은 기업 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 승자가 이익을 독식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익이 급증하는 회사들이 증시를 주도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는 2000년대 초 닷컴 버블 때와 달리 주가가 조정을 받아도 폭락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근거가 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개 기업이 전체 주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1%에 달했다. 2015년 말 5.9%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으로, 사상 최고치다. 2000년 글로벌 톱10 리스트에서 인터넷·정보기술(IT)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시스코 두 곳뿐이었다. 2020년 9월 현재 10개 중 8개가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 ‘혁신생태계’ 기업이다. 2000~2010년대 앞자리를 차지했던 엑슨모빌, GE 등은 톱10 리스트에서 밀려났다. 삼성증권은 “플랫폼 비즈니스가 패러다임을 지배하면서 ‘승자 독식’ 구조로 산업이 재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 간 양극화도 심화됐다. 전 세계 시가총액에서 미국과 중국의 혁신생태계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10% 수준이었다. 2020년 이 비율은 27%까지 올라갔다. 플랫폼을 미국과 중국이 독식하면서 주요 2개국(G2)과 나머지 국가 간 격차가 확대된 것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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