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조원 규모의 콘솔게임 시장이 6년만에 세대교체기에 들어서면서 게임업종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게임 기기를 공급하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게임기 출시를 앞두고 수조원대 투자를 단행하면서 유망한 게임스튜디오를 인수하고 나섰다. 6년전 콘솔시장 세대교체 이후 ‘게임주 랠리’를 기억하는 주식시장은 차세대 수혜주를 발굴하고 있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오는 11월 12일과 10일에 플레이스테이션 5, 엑스박스 시리즈 X를 공개한다. 두 제품은 2012년에서 2013년 사이 출시돼 닌텐도의 위 유와 함께 콘솔시장 3파전을 펼친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 원의 계승작이다.
게임업계에서는 신규 기기 출시에 맞춰 대규모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지각변동이 진행중이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는 제니맥스 미디어를 75억 달러(약 8조원)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텐센트의 2016년 슈퍼셀(86억 달러) 인수에 이어 역대 두번째 규모의 게임회사 M&A다. 제니맥스는 둠, 엘더스크롤, 울펜슈타인 등 인기 IP를 보유한 게임 제작사다. 소니도 지난해 ‘마블 스파이더맨’ 제작사인 인섬니액 게임스를 2억2900만 달러를 주고 인수하며 게임 제작사 영입에 힘을 줬다.
시장에서는 남아있는 독립 게임 제작사들의 몸값이 앞으로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콘솔 게임 소비자들이 기기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각 기기 제조사가 산하 게임 스튜디오를 통해 출시하는 독점작들을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이다. 미국 CNBC의 간판 앵커이자 주식분석가인 짐 크레이머는 제니맥스 인수의 최대 수혜주로 경쟁사인 테이크투 인터액티브를 꼽았다. 2K 시리즈와 GTA, 레드데드리댐션 등 인기 IP를 보유한 테이크투는 콘솔 빅3(소니·마이크로소프트·닌텐도)와 텐센트, EA, 액티비전 블리자드 등 3대 제작사가 보유하지 않은 독립 제작사 가운데 최대 규모의 회사다. 테이크투 주가는 올들어 32.57% 올랐다.
콘솔게임 시장에서 후발주자인 국내 게임사들도 기기 세대교체를 계기로 콘솔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콘솔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PC시장과 경쟁이 극심한 모바일 시장의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콘솔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국내 게임사는 펄어비스(검은사막)과 크래프톤(배틀그라운드) 정도가 전부다. 국내 게임업종 대장주인 엔씨소프트는 신작인 ‘프로젝트TL’을 내년에 신세대 콘솔기종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넷마블 역시 첫 콘솔 게임인 ‘세븐나이츠 타임원더러’를 닌텐도 스위치로 내놓을 계획이다.
김창권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013년 8세대 콘솔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와 MS의 엑스박스 원이 출시된 이후 EA가 7년 동안 822% 상승하는 등 미국 게임주는 7년 이상 랠리를 이어왔다”며 “콘솔 시장 진출을 앞둔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물론이고, PC와 모바일 등 기존 플랫폼에서 검증받은 IP를 보유한 조이시티와 한빛소프트, 펄어비스 등 국내 게임사들도 내년에는 긍정적인 주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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