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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심플한 아이폰 탄생 뒤엔 '비움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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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심플한 아이폰 탄생 뒤엔 '비움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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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것이 작은 것이고 많은 것이 적은 것이다.” 중국 춘추시대 사상가인 노자가 쓴 《도덕경》에 나오는 구절이다. 스티브 잡스는 이를 단순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아이팟과 아이폰을 만드는 데 적용했다. 애플만의 ‘미니멀리즘’이 탄생한 것이다. 구글 창업자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도 검색창 하나만을 화면에 띄우며 노자가 강조한 ‘비움의 미학’을 실현했다.

인문학자 박영규가 쓴 《실리콘밸리로 간 노자》는 실리콘밸리 리더들에게 혁신의 영감을 준 노자의 사상을 소개한다. 노자는 강자, 약자 불문하고 갖춰야 할 최상의 미덕으로 ‘겸손’을 꼽았다. 겸손하려면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되는 것)’의 태도를 갖춰야 한다.

저자는 이를 애플을 둘러싼 세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한다. 애플 설립 초기 잡스는 동료들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만 강요했다. 이로 인해 퇴출됐다. 공동 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묵묵히 엔지니어로서의 위치에 만족했다.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대로 중용의 자세를 지키며 동료들과 공을 나눴다. 팀 쿡은 애플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에 개의치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에 집중했다. ‘타운홀 미팅’으로 소통을 강화했다. 저자는 “팀 쿡의 이런 태도 덕분에 애플은 명성을 유지해갈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밀려 생존의 위협을 받았던 IBM을 회생시킨 루이스 거스트너는 자신은 큰 방향만 정하고 조직원들에게 많은 자율권을 주는 ‘무위’의 리더십을 실현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할 뿐만 아니라 실무진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권한을 전폭 위임했다. 저자는 “혁신을 위해선 유(有)를 무(無)의 관점으로, 소유를 무소유의 관점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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