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곧 재임 660일을 맞아 역대 두 번째 장수(長壽) 기재부 장관이 될 전망이다.14일 기재부 등에 따르면 2018년 12월 11일 공식 취임한 홍 부총리는 이달 30일 재임 660일을 맞는다.
역대 기재부 장관 중 최장수 장관은 이명박 정부의 윤증현 장관(842일)이다. 두 번째는 이명박 정부의 박재완 기재부 장관(660일)이다. 홍 부총리가 조만간 이 기록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그 다음 장수 기재부 장관으로는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으로 550일간 재임한 김동연 부총리가 있다.
홍 부총리는 유례 없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경제정책사에 연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총 277조원 규모의 대책을 마련하며 상반기에만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지난 11일에는 4차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한 해에 추경을 4차례 한 것은 1961년 이후 59년 만의 일이다.
코로나19 여파와 잇따른 추경 등으로 나라살림도 사상 최악의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4차 추경안 기준 올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역대 최고인 43.9%로 전망된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6.1%까지 올라서게 됐다.
앞서 홍 부총리는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범위을 둘러싸고 여당과 이견을 보이며 거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었다.
하지만 관가에서는 당분간은 현재 경제팀 체제가 유지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결국 1차 재난지원금이 전 국민에게 지급됐듯 홍 부총리가 각종 사안마다 입장을 당에 맞춰 선회하고 있어서다. 4차 추경 역시 홍 부총리는 여러 차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다가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으로 추가 지원이 불가피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홍 부총리에 대한 신임을 표한 것도 거취 논란을 잠재웠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홍 부총리로부터 내년도 예산안, 뉴딜펀드에 대해 보고받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가운데 한국의 성장률이 1위로 전망될 정도로 경제부총리가 경제사령탑으로서 총체적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