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두 개의 산을 오르는 일과 같다. 첫 번째 산에서 우리 모두는 특정한 인생 과업을 수행한다. 두 번째 산에선 성공이 아니라 성장을, 물질적 회복이 아니라 정신적 기쁨을 얻을 수 있다.”
《보보스》 《인간의 품격》 《소셜 애니멀》 등을 쓴 유명 작가이자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브룩스는 신작 《두 번째 산》에서 “우리는 고통의 시기를 겪으며 인생의 태도를 다시 정립한다”며 “삶의 고통을 딛고 다시 시작하려면 개인과 사회 차원에서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첫 번째 산이 자아(ego)를 세우고 자기(self)를 규정하는 것이라면, 두 번째 산은 자아를 버리고 자기를 내려놓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첫 번째 산’에 오를 땐 개인주의를 중시하며 자신이 원하는 성공을 이루려 몰두한다. 자아의 담장을 두껍고 높이 쌓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공동체는 나날이 해체되고, 개인들 사이의 결속은 허무하게 끊어진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평판 관리에서 묘사되는 자신의 모습을 자아의 참모습이라고 착각한다.
하지만 첫 번째 산의 정상에 올랐을 때 사람들은 ‘당혹스러움과 고통스러움의 계곡’에서 헤맨다. 저자는 “두 번째 산에 오른다는 것은 이 계곡을 자기 발견과 성장의 계기로 삼는 것”이라고 말한다. 고통이 자기에게 가르치는 내용을 똑똑히 바라볼 때, 그렇게 자기 인생에 귀를 기울일 때 우리는 비로소 성공이 아니라 성장을, 물질적 행복이 아니라 정신적 기쁨을 얻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이 과정을 “고뇌의 계곡에서 사막의 정화를 거쳐 통찰의 산봉우리에 이르는 것”이라고 묘사한다.
첫 번째 산에서 자아의 욕구를 채우고 주류 문화를 따랐다면, 두 번째 산에서는 이런 욕구와 문화에 반기를 든다. 자기 욕구의 수준을 한층 높여 진정으로 바랄 가치가 있는 것들을 바라기 시작한다. 저자는 “두 번째 산에 오를 땐 문화적 패러다임의 무게 중심을 개인주의에서 관계주의로 옮겨야 한다”며 “관계주의는 ‘좋은 인생’과 ‘좋은 사회’를 잇는 유일한 연결점”이라고 강조한다. 관계주의는 개인주의와 집단주의의 중간 방식이다. 개인주의는 개인을 모든 연대와 결속에서 분리한다. 집단주의는 개인을 집단 속에 묻어서 아예 지워버린다.
저자는 “두 번째 산을 오르는 과정에서 관계주의에 다다라야 비로소 어른이 된다”며 “두 번째 산을 오른 아름다운 인생은 서로에게 조건 없는 선물을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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