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가 2015년 확보한 한미약품의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에 대한 권리를 한미약품에 최종 반환하기로 결정했다.
한미약품은 사노피가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당뇨치료제 임상 개발을 중단하기로 확정했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미약품은 당뇨치료제가 아닌 다른 적응증 탐색 및 병용요법 연구, 새로운 파트너링 체결 등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중단 결정은 사노피의 주요 사업 전략 변경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국 의료체계가 흔들려 수천 명 대상 동시다발적 임상을 기한 내 진행할 수 없다는 현실적 어려움이 이번 최종 결론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사노피는 지난해 12월부터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과 상용화에서 손을 뗄 가능성을 시사해왔다. 당시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임상 3상을 마친 후 글로벌 판매를 담당할 파트너사를 찾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실상 임상을 완료한 뒤 상용화, 판매 등은 별도 회사에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다 올해 5월에는 임상 3상도 완료하지 않은 채 한미약품에 권리 반환을 통보했다.
사노피의 통보로 한미약품이 2015년 11월 사노피에 기술수출했던 '퀀텀프로젝트'가 모두 반환됐다. 퀀텀프로젝트는 에페글레나타이드,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 1회 제형의 인슐린 콤보, 주 1회 제형의 지속형 인슐린 등으로 구성됐다.
에페글레나타이드의 당뇨 치료제로의 개발은 중단되지만 한미약품은 그 외 다양한 대사질환 증후군 치료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약품은 사노피가 시행하던 5건의 임상 3상 시험 자료를 모두 넘겨받기로 했다. 다음달 완료되는 임상 1건은 한미약품에서 마무리 지을 방침이다.
과거 얀센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당뇨치료제로 개발하던 한미약품의 '랩스 GLP/GCG 듀얼 아고니스트'가 최근 새 파트너사 MSD에 라이선스 아웃돼 NASH(비알코올성지방간염) 치료제라는 신규 적응증으로 개발된 사례가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글레나타이드도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