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벤틀리가 올 들어 한국에서 각각 200대의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2억~3억원이 넘는 브랜드의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람보르기니는 지난 1~8월 총 193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72대)보다 판매량이 168% 늘었다. 벤틀리도 지난달까지 총 201대가 판매돼 작년 동기(73대) 대비 175% 증가했다. 두 브랜드 모두 지난해보다 약 2.7배 더 팔린 것이다.
람보르기니와 벤틀리의 질주를 이끈 건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올 8월까지 람보르기니 모델 중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링’ 카는 총 149대의 판매량을 기록한 우루스였다. 람보르기니가 판매한 차 10대 중 8대는 우루스인 셈이다.
람보르기니가 2017년 첫 선보인 ‘슈퍼 SUV’ 우루스는 국내 판매가가 2억5600만원부터 시작한다. 옵션까지 하면 3억원을 훌쩍 넘어선다. 독일의 대표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스포트’가 주최하는 ‘2020 베스트 카 시상식’에서는 대형 SUV 부문의 최고상을 수상했다. 이 시상식은 10만명 이상의 잡지 구독자들이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올해 스무 살이 된 가수 전소미가 최근 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람보르기니 우루스를 몰면서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벤틀리도 슈퍼 SUV가 판매량을 주도했다. 전통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럭셔리 SUV’ 벤테이가는 전체 판매량 중 62%(125대)를 차지해 1위에 올랐다. 한 대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장인 230여명의 손을 거쳐 최소 10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격은 2억8000만~3억4000만원에 달한다. 2016년 첫 출시 이후 4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량 2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6월 벤틀리는 슈퍼 SUV 중 최초로 벤테이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초고가 수입차의 판매 증가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벤츠, BMW 등이 수입차 시장을 키우면서 상대적으로 희소성 있는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초고가 브랜드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개별소비세 인하 100만원 한도가 폐지되면서 고가의 수입차일수록 혜택이 커진 것도 호재”라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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