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노동절 연휴 직후 급락했다. 기술주 위주의 투매 현상이 전체 증시를 끌어내렸다. 글로벌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제 유가도 7%대로 하락했다. 안전자산인 금은 상승했다.
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32.42포인트(2.25%) 하락한 27,500.89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95.12포인트(2.78%) 떨어진 3331.84, 나스닥 지수는 465.44포인트(4.11%) 떨어진 10,847.69를 기록했다.
지난 2일 사상 최초로 12,000선을 돌파한 나스닥은 3거래일 동안 10% 가량 급락했다. 애플은 이날 신제품 공개 일정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6.7% 떨어졌고, 테슬라는 21.1% 폭락했다. 지난주 S&P 500 지수 편입 좌절이 주가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마이크로소프트(-5.4%), 아마존(-4.4%), 페이스북(-4.1%), 구글 모회사 알파벳(-3.7%) 등 나머지 대형 기술주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그간 미 IT 기업 주식 옵션을 사들였는데, 전날 일본 증시에서 7%대로 하락한 점이 미국 IT주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주요 반도체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5.6%, 마이크론이 3.2%,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8.7% 각각 떨어졌다.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우려가 커져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선언하고, 중국도 미국의 공세에 맞서 데이터 안보의 국제 기준을 정하기 위한 자체 구상인 '글로벌 데이터 안보'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면서 갈등이 다시 첨예해졌다.
국제유가도 큰 폭으로 내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7.6%(3.01달러) 내린 36.7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11월물 브렌트유도 오후 5시 현재 배럴당 5.1%(2.14달러) 떨어진 39.8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WTI와 브렌트유 모두 지난 6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글로벌 원유 수요 부진 우려가 불거져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아시아 수입국들에 석유 판매가를 낮추기로 했다는 소식이 수요 약세의 조짐으로 해석됐고, 중국의 8월 일평균 원유 수입은 1123만배럴로 6월(1299만배럴)과 7월(1213만배럴)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은 오름세를 보였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0.5%(8.90달러) 상승한 1911.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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