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 캐릭터가 그려진 마스크, 가족사진을 넣은 벽시계, 반려견 이름이 새겨진 목줄. 모두 ‘엣시(Etsy)’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확대되면서 미국 수공예품 직거래 업체 엣시가 수혜 기업으로 떠올랐다. 판매액이 급증하며 주가는 올 들어서만 나스닥시장에서 150% 올랐다.
엣시는 북미와 유럽 지역을 기반으로 수공예품 판매 사이트를 운영한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한 사이트를 이용해 물건을 사고판다. 액세서리,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 장난감, 의류 등 취급하는 제품도 다양하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상점이 폐쇄되자 소비자들은 온라인 쇼핑에 나섰다. 엣시의 2분기 총제품 판매액은 26억8878만달러로 1분기(13억5329만달러)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작년보다 매출은 136.7% 증가한 4억300만달러, 영업이익은 567.5% 늘어난 1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판매액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가구 및 인테리어 소품은 집을 꾸미려는 수요가 폭증해 판매액이 작년보다 128% 늘었다.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지난달 5일 사상 최고가(135.52달러)를 찍었다. 연초 40달러대였던 주가는 올 들어 149.57% 올랐다.
마스크도 효자상품으로 등극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자 마스크를 하나의 ‘패션’으로 인식하는 고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마스크 스트랩, 귀통증 방지 밴드 등 관련 제품 수요도 계속됐다. 조시 실버맨 엣시 대표는 “아마존이나 타깃에서 찾을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엣시에서도 구매할 수 있지만 차이점은 ‘당신만을 위한 제품’이 있다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쇼핑하는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했다.
증권업계는 엣시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높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엣시의 2분기 구매고객 수는 6000만 명으로 작년보다 40%가량 많아졌다. 그중에서도 1년에 두 번 이상 구매하는 고객과 여섯 번 이상 구매하는 고객은 작년보다 각각 51%, 64% 늘었다. 제품 사진뿐만 아니라 영상을 추가해 제품을 실제로 보는 듯한 효과를 주고, 인테리어 소품은 증강현실을 활용해 구매한 제품이 소비자의 집에 어울리는지 미리 확인할 수 있게 한 덕분이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유입된 트래픽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재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며 “매출의 30%가량을 마케팅에 투자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광고를 진행하는 것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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