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전세기 베이징으로 직항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지난 3월말부터 외국 항공사의 국제선 직항편을 차단했던 베이징 서우두(首都)국제공항을 3일부터 다시 열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이날 계열사 임직원을 태운 전세기를 보냈다.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3~4일 3대의 전세기를 투입해 총 600여명의 임직원과 가족을 한국에서 서우두공항으로 보낸다. 현대차 입국 인원들은 중국의 코로나19 방제 규정에 따라 곧바로 베이징 지정호텔에서 14일 격리를 한 다음 파견지로 이동하게 된다.

중국은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해외 역유입으로부터 수도 베이징을 보호하기 위해 그동안 베이징으로 직접 들어오는 전세기를 허용한 사례가 거의 없었다.

정기편도 외국에서 베이징으로 바로 들어오는 직항은 없었다. 베이징으로 가려는 사람은 내외국인 모두 칭다오나 선양 등 다른 도시로 가서 2주 동안 격리면서 코로나19 검사를 통과한 뒤 베이징으로 가는 국내선을 타야 했다.

중국 정부의 이번 현대차 전세기 승인은 최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이 방한해 시진핑 국가 주석의 연내 방한 추진과 한·중 교류 강화를 논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중국 합작사인 베이징현대의 공장 5곳 중 4곳과 연구소가 베이징과 인근 도시에 있어 베이징으로의 인력 송출이 시급한 상황이었다. 앞서 삼성과 SK 등은 전세기를 베이징 외 지역으로 띄운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국가 항공사들의 베이징행 직항편 운항을 3일부터 재개하도록 했다. 태국, 캄보디아, 파키스탄, 그리스, 덴마크, 오스트리아, 스웨덴, 캐나다 등이다.

한국은 최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0~300명대로 비교적 심각한 것으로 판단돼 일단 이번 대상 국가에서는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행 직항으로 들어오는 승객들도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14일간 시설 격리와 두차례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

중국 국제질병통제센터 측은 "베이징행 국제선 직항을 재개하는 것은 중국이 코로나19 상황을 완벽히 통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소규모 감염 재발이 있었지만 신속하게 막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베이징행 직항이 재개됨에 따라 중국 여행사들은 동남아 해외 상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관광 정상화 작업에 돌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