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랩은 소프트뱅크벤처스, SV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4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2일 발표했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 강준열 전 카카오 부사장 등 ‘어벤저스’급 사외이사와 자문단도 영입했다. 투자금과 확충한 인력 풀을 바탕으로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김대현 토스랩 대표(사진)는 “잔디가 아시아 대표 협업 도구로 자리잡는 데 한발 더 다가섰다”고 말했다.
대만 1위 협업 툴로 도약
잔디는 원격근무에 도움이 되는 협업용 메신저 서비스다. 파일 공유·프로젝트 관리는 물론 화상회의 기능까지 갖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김 대표는 “코로나19 발생 이전에 비해 이용자 수가 80% 이상 늘었다”며 “넥센타이어, 코스맥스 등 잔디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는 대기업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잔디는 해외에서도 통하고 있다. 현재 대만 협업용 메신저 시장 1위 서비스다. 일본,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김 대표는 “서비스를 선보인 2015년부터 중국어·일본어 등 아시아 주요 언어를 모두 지원했다”며 “각국 문화에 맞는 이모티콘을 내놓는 등 현지화에도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계에선 거물급으로 평가받는 인사를 사외이사와 자문단으로 대거 영입한 것도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신 의장, 강 전 부사장과 함께 투자사인 소프트뱅크벤처스의 이준표 대표, 이준효 SBI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창업자인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와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는 자문단으로 합류했다. 해외 사업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가 탄탄한 인사들이다.
이들은 잔디가 아시아 시장에서 선두급 B2B(기업 간 거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로 자리잡도록 힘을 보탤 예정이다. 이준표 대표는 “잔디가 아시아의 슬랙(미국 협업용 메신저)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성장할 것”
협업용 메신저 시장 경쟁은 격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구글 ‘지스위트’뿐만 아니라 네이버 자회사 웍스모바일의 ‘라인웍스’, 마드라스체크 ‘플로우’ 등이 대표적이다. 잔디는 2015년 서비스 출시 이후 국내외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사용자를 늘려왔다. 국내 사용자들에게 친숙한 조직도 기능, 이모티콘, 고객 지원 서비스 등을 내세웠다.코로나19 사태가 진정기에 접어들어도 토스랩의 성장세는 계속될 전망이다. 업무용 메신저는 원격근무 상황에서뿐만 아니라 사무실 내부에서 일할 때도 생산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토스랩은 국내에서 코로나19가 1차로 대유행한 지난 2~4월 잔디를 기업들에 무상으로 지원했다. 약 350개 국내외 기업이 이 기간에 잔디를 쓰기 시작했다. 무상 지원이 끝난 이후에도 약 80%의 고객사가 잔디를 계속해서 활용하고 있다. 김 대표는 “비용 부담 때문에 도입을 망설였던 기업들도 코로나19라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잔디를 써본 뒤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