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러시아로부터 294억원어치의 정제유를 수입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리서치업체 카론(Kharon)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통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러시아가 북한에 수출한 정제유가 2480만 달러, 한화로 294억3000만원 상당이라고 밝혔다.
2018년에는 2040만달러어치 정제유를 수출했고, 지난해에는 이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정제유는 대부분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을 통해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스네프트는 2018∼2019년 2년 동안 북한에 2600만달러어치 정제유를 팔았고, 가즈프롬은 2018년 한 해 동안 10만달러어치를 판매했다.
2018년 7월부터 2019년 12월까지는 '프리모르스키 가스 AO'가 로스네프트 자회사가 소유한 'RN-콤소몰스키' 정유소에서 생산한 무연가솔린 1170만 달러어치를 북한 나선의 기업에 공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북한으로의 정제유 수송이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고 밝혔지만, 최근 들어 양자 간의 관계가 가까워지면서 정제유 교역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유엔은 대북 제재의 일환으로 석유 반입량을 제한하고 있다.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위는 2017년 결의 2397호를 통해 1년간 북한에 공급할 수 있는 정제유 상한을 총 50만 배럴(6만6500t·경유 기준)로 정했으며, 회원국이 북한에 정제유를 제공할 경우 그 양과 금액을 보고하도록 했다.
다만 러시아가 지난해 대북제재위의 정제유 반입 관련 결의를 어겼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벤 데이비스 카론 수석연구원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러 정제유 교역액 통계만으로는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위에서 결의한 규정을 위반했는지 확답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