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2일 오전 제주도 지역에 강풍과 폭우가 몰아쳐 기상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항공기와 여객선 운행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2일 기상청에 따르면 마이삭은 많은 비와 위력적인 강풍을 동반한 태풍으로 중심기압 940 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 47m에 강도는 '매우 강'이다. 제주와 영남 지방으로는 초속 50m, 최대 시속 180km의 위력적인 강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상 초속 20m를 넘는 바람이 불면 사람이 가만히 서 있기 힘들고 간판이 떨어져 나갈 수 있다. 바람이 초속 30m를 넘어가면 기왓장이 날아가고 가로수나 전신주도 버티기 어렵다. 초속 40~50m의 강풍은 달리는 기차를 전복시킬 수도 있고 큰 바위도 날려버릴 수 있다.
기상 당국이 마이삭의 북상에 긴장하는 이유다.
기상청은 전날 브리핑에서 마이삭의 예상 이동 경로를 역대 2위 재산 피해를 낳은 2003년 태풍 '매미'와 가장 비슷하다고 예측했다. 최근 발생했지만 예상보다는 피해가 덜했던 제8호 태풍 '바비'보다 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삭으로 인한 예상 강수량은 강원 영동·경북 동해안·경남·전라 동부·제주도·울릉도·독도 100∼300㎜. 특히 강원 동해안·경상 동해안·제주도 산지에는 400㎜가 넘는 비가 쏟아질 전망이다.
예상 최대순간풍속은 제주도와 경상 해안 시속 108∼180㎞(초속 30∼50m), 강원 영동·남부지방(경상 해안과 전북 서부 제외) 시속 72∼144㎞(초속 20∼40m), 그 밖의 지방 시속 36∼108㎞(초속 10∼30m)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이후 제주국제공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이 결항됐다. 제주공항에서 예정된 항공편은 이른 오전에만 일부 움직여 전체 371편 중 340여편이 운항하지 않게 됐다.
제주 기점 9개 항로 15척 여객선 운항도 모두 통제됐다. 도내 항·포구에는 태풍을 피해 선박 1950여척이 대피해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는 38개 항로 49척의 여객선 운항이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이날 오전 8시30분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태풍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중대본은 "기상 상황을 실시간 감시하고 피해상황 신속 파악 및 응급복구 등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도 육상과 전 해상에 태풍 경보를 발령한다. 중대본은 "해안지대에 접근하지 말고 선박 대피나 농수산물 보호행위 등을 자제해 피해가 없도록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