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도시인 경상남도 거제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이 확산하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거제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수도권에 준하는 2.5단계로 격상해 적용한다고 31일 발표했다. 경남 18개 시·군 가운데 첫 조치다.
지난 8월 들어 거제에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23명 나왔다. 국외 입국자 3명을 뺀 20명이 지역 감염 사례로 도내 지역 감염(64명)자의 31%를 차지한다.
일자별로는 지난 5일부터 25일까지는 1~2명씩 발생하다 26일 3명, 28일 4명에 이어 29일에는 하루 사이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깜깜이 확진자’의 증가도 우려할 수준이다. 지역 내 체류 외국인이 많아 한동안 해외 입국 확진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지역 내 소규모 집단 감염이 늘고 있다. 특히 거제지역 확진자 가운데 201·223번을 포함해 최근 지역에서 나온 확진자 4명은 최초 감염원을 알 수 없는 확진자여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이처럼 상황이 악화하자 변광용 거제시장은 주말인 30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강화된 방역 지침을 발표했다. 우선 10인 이상의 집합이나 모임, 행사는 자제하고 오후 9시부터 오전 5시까지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제과점 등은 가급적 포장배달만 이용하도록 했다. 시설 이용 시 마스크 착용은 물론 출입자 명부관리, 시설 내 테이블 간격 2m 기준도 지키도록 했다.
동시에 커피전문점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매장 내 음식·음료 섭취를 자제하고, 교회 등 종교단체 예배는 비대면 방식 전환 등 수도권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했다.
강화된 방역조치에 따라 거제지역 일반 식당에서는 QR코드로 손님 명부를 작성하고, 커피전문점에서는 테이크아웃 영업만 이뤄지고 있다. 조선업 경기 회복을 기대했던 조선소 인근 식당가는 물론 주점이나 노래방은 코로나19 재확산 소식에 일손을 놓은 상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소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직원 회식 및 모임 금지, 수도권 출장 금지, 회의 및 세미나 등 집단 모임의 화상회의 전환 등 강화된 거리두기 조치를 하고 있다. 거제시는 이날부터 관내 18개 면·동 전 직원의 격일 2분의 1 순환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는 4개 초등학교는 원격수업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경상남도도 감염병 전문가로 구성한 ‘즉각대응팀’을 거제에 파견해 역학조사를 했다.
변 시장은 “하루에만 8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이미 지역감염이 시작됐고 확산 추세여서 매우 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지금의 확산세를 조기에 통제하지 못한다면 앞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거제=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