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에 초선으로 새로 들어왔거나 재입성한 국회의원 175명 중 62명이 2주택(아파트, 복합건물, 오피스텔 등) 이상을 보유한 다주택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내 지도부가 직접 나서 다주택 처분을 권고한 더불어민주당에서도 22명의 의원이 2주택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27일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21대 국회 신규 등록 의원(재등록 의무자 21명 포함) 재산등록 사항에 따르면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민주당 의원은 본인과 배우자 명의로 세 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 명의의 서울 동교동 단독주택의 평가금액은 32억5000만원이고, 배우자 소유의 서울 일원동 아파트와 반포동 아파트는 각각 12억3600만원, 30억9700만원에 이른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민주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다주택 처분 서약을 받은 것과 관련해 “김 의원은 당시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국회에 들어왔기 때문에 다주택 처분 서약 대상자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검사 출신인 김회재 민주당 의원도 서울에 두 채의 아파트를 보유한 다주택자다. 김 의원은 본인 명의 혹은 부부 공동 명의로 가액 기준 13억9500만원 상당의 서울 잠실동 아파트와 21억100만원의 서울 서빙고동 아파트를 갖고 있다. 김 의원은 “잠실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지만 팔리지 않아 일시적으로 1가구 2주택이 됐다”고 말했다.
윤미향 의원은 본인 소유의 경기 수원 금곡동 아파트와 남편 소유의 경남 함양 다세대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남편 소유의 다세대주택은 시모가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두 채가 모두 실거주여서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민주당에서 다주택 처분을 권고한 만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십 채의 오피스텔을 보유한 의원도 있다. 백종헌 미래통합당 의원은 본인 소유의 부산 부곡동 백산오피스텔 건물에 28채의 오피스텔을 비롯해 부산 회동동 공장 부지와 부곡동 아파트 등 128억3312만원 상당의 건물을 보유하고 있다. 배준영 통합당 의원은 본인 명의로 서울 여의도동에 11개의 사무실과 아파트를 갖고 있다. 같은 동에 배우자 명의로 된 사무실도 한 채 보유 중이다. 배 의원은 “한 건물에 사무실을 여러 개 사서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산이 공개된 의원 175명 중 141명(80.6%)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4억6268만원)보다 많은 재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재산이 많은 의원은 914억원을 신고한 전봉민 통합당 의원이다. 본인 소유의 건설사 이진주택, 동수토건 주식 가치만 858억원에 달한다. 한무경 통합당 의원은 효림그룹 주식 327억원을 포함해 총 452억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민주당에서는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의원이 221억원의 재산을 보유해 여당 내 자산이 가장 많은 의원으로 꼽혔다.
이번에 공개된 재산등록 사항은 지난 5월 30일을 기준으로 작성됐다. 다른 기관에서 재산공개 대상자였다가 퇴직 후 2개월이 되는 달의 말일 이내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경우 별도의 재산신고를 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김소현/고은이 기자 alpha@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