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력적인 강풍을 동반한 제8호 태풍 '바비'가 26일 오후와 27일 오전 한반도 서쪽을 타고 북상하면서 간밤 피해가 속출했다. 강풍에 나무가 꺾이고 도로가 꺼지는 등 곳곳에서 태풍 피해를 입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바비는 27일 오전 4시 기준 백령도 남남동쪽 약 70㎞ 해상에서 시속 38㎞로 북북동진, 오전 5시30분 기준으로 황해도 옹진반도 부근에 상륙했다.
태풍의 중심기압은 960hPa, 최대풍속은 시속 140㎞(초속 39m)에 달한다. 바비의 세기는 전날 '매우 강'에서 '강', 크기는 '중형'에서 '소형'으로 완화됐으나 오전 5시경 인천 앞바다를 지나면서 서울에 가장 근접하는 등 이날 오전까지 중부지방이 태풍 영향권에 들겠다.
태풍의 강풍반경 내에 들어있는 중부지방 등에는 태풍특보가 발효 중으로 순간 최대 풍속 초속 39m 이상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겠다. 기차가 탈선할 수 있는 강도로 초속 40m 이상이면 바람에 사람이 날아가거나 달리는 차가 뒤집힐 수 있는 수준이다. 충남 태안 북격렬비도에서는 순간 최대 풍속 초속 44.2m를 기록하기도 했다.
서울은 전날 오후 11시를 기해 전역에 태풍주의보가 내려졌으며 이날 오전 3시30분 서남권과 서북권은 태풍특보 단계가 주의보에서 경보로 격상됐다.
태풍의 첫 영향권에 들었던 제주에서는 강풍에 따른 크고 작은 사고로 14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바람 피해가 커 신호등이 떨어지거나 가로등이 꺾이는 사고를 비롯해 제주시 한 아파트 외벽 마감재가 강풍에 뜯겨 날아가고, 도로에 싱크홀(땅 꺼짐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태풍 영향권에 들면서 하늘길과 뱃길은 일제히 통제 중이다. 제주 기점 9개 항로 15척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고 항공기도 모두 결항했다. 전남 목포·여수·완도·고흥 등의 54개 항로 69척의 운항도 멈췄으며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 여수공항의 항공편도 결항했다.
기차도 전날 오후 5시 이후 경전선 광주송정~순천역 구간과 오후 6시 이후 호남선 광주송정~목포역 구간 열차 운행 역시 중지됐다. 장항선 용산~익산역 전 구간은 오후 6시부터 중단됐다.
강풍 피해를 우려해 국내 4번째 규모 해상 교량인 신안 천사대교(길이 7.2km) 통행도 같은날 오후 7시부터 제한했다. 충남 보령과 태안을 연결하는 원산~안면대교, 태안 근흥 신진대교 통행도 오후 9시부터 전면 금지됐다.
기상청은 "매우 강한 바람으로 인해 야외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건설 현장, 풍력발전기, 철탑 등 시설물 파손과 강풍에 날리는 파손물에 의한 2차 피해, 낙과 등 농작물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해안가나 높은 산지는 바람이 더 강하게 불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