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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브랜드로 베트남 뚫은 디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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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광주 광산구 평동산업단지의 디케이(대표 김보곤) 공장. 밤 8시가 다 됐지만 직원 70여 명은 제습기 제조에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길었던 장마 탓에 제습기 수요가 크게 늘어서다. 이날 생산한 자체 브랜드 제습기 300대는 곧바로 트럭에 실려 전국의 가전제품 양판점으로 향했다. 다른 생산라인에서는 직원들이 베트남 수출을 앞둔 제습공기청정기의 품질을 꼼꼼히 검사했다. 공기청정기는 디케이의 주력 제품이다.

광주의 생활가전 전문기업인 디케이는 이달 말부터 자체 브랜드인 ‘디에떼(D’ete)’로 제습공기청정기를 베트남에 수출한다고 24일 발표했다. 베트남의 가전 양판점인 헤카미사는 디케이의 기술력을 높이 사 지난달 제습공기청정기 수입 계약을 맺었다. 헤카미는 베트남 내 영업망을 바탕으로 소매 시장에 판매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2017년 싱가포르 수출에 이은 디케이의 두 번째 동남아시아 수출국이다. 베트남의 습하고 더운 날씨에 맞춰 공기청정기에 제습 기능을 더한 것이 효과를 봤다.

문면식 기술이사는 “태국 공장에서 동남아에 진출한 삼성전자, 일본 소니 등 국내외 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면서 기술력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갔다”며 “필터 등 소모품류를 계속 공급하면 동남아 수출 시장을 더욱 넓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12년 디에떼 브랜드로 제습기를 출시해 생활가전 시장에 첫발을 내디딘 뒤 공기청정기(2015년)와 레인지 후드(2017년)를 잇따라 내놨다. 공기청정기 등 세 가지 품목, 15종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에너지효율 1등급을 받은 제습기는 음이온 발생, 풍량 조절 등의 기능을 갖춰 제품 출시 2년 만에 우수디자인(GD), 한국형 히든챔피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 등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4단계 청정 필터를 사용한 벽걸이 공기청정기를 출시해 학교와 관공서를 중심으로 공급하고 있다. 호남권에서는 유일하게 중소기업 공동 브랜드 ‘브랜드 K’에 선정됐다.

이 회사는 2018년 출시한 ‘미니에어 DK’의 소형화 제품도 올해 내놓기로 했다. UV 살균 방식 공기청정 기능에 블루투스 스피커를 더한 틈새시장 공략 제품이다. 디케이는 캠핑 인구 증가에 맞춰 미니에어 DK의 크기를 줄이고, 음질을 향상한 캠핑용 버전을 개발하고 있다.

1993년 금형업체로 창업해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1차 협력업체로 성장한 디케이는 삼성전자 가전제품 부품을 납품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했다. 올해 총 매출 목표는 1070억원이다. 디에떼 브랜드를 단 제품의 매출 목표는 230억원으로 잡았다. 김보곤 대표는 “자체 브랜드의 기술력과 품질을 높여 매출 증가를 이끌어내겠다”며 “앞으로 광주의 인공지능(AI)산업에 맞춰 에어컨, 공기청정기, 제습기 등의 기능을 통합하는 제품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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