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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바꾼 만남의 광장…'자만추' 대신 '인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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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편집자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시대. 그래도 남녀들은 여전히 연애로, 결혼으로 행복을 갈구한다. 하지만 연인을 만나고 사랑하는 패턴에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소개팅이 막히고, 하늘길이 막히고, 데이트 명소를 찾던 발길도 줄었다. 우리 주변 코로나 시대의 사랑, 한경닷컴 인턴기자 김기운 김수현 장덕진 3인방과 함께 들여다봤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19일 밤. '만남의 장소'로 손꼽히던 '홍대놀이터’(홍익문화공원)는 한산했다. 이날부터 헌팅포차, 감성주점, 클럽 등 젊은이들이 어울리던 시설들을 포함해 고위험시설 12종에 대한 운영을 모두 중단됐기 때문이다.

거리에서 마음에 드는 이성을 만나 전화번호를 주고받던 모습도 더 이상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코로나19로 모르는 사람들과의 작은 접촉도 무서워진 요즘, 소위 ‘헌팅’ 문화는 상대방에게 민폐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로나19로 젊은이들의 사랑 트렌드가 술집과 번화가에서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자만추’에서 소개팅 앱(운영프로그램)이나 결혼중개 업체 등을 통한 인위적인 만남을 추구하는 ‘인만추’로 변화하고 있다.
'자만추'에서 ‘인만추'로…코로나 따라 움직이는 만남의 장

코로나19 시대, 짝을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최근 소개팅 앱이나 업체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을 배제하고 만남을 성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팅 앱을 활용하면 이상형에 맞는 이성의 프로필을 추천 받을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해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최근 소개팅 앱을 이용한 직장인 강 모씨(27)는 “코로나19탓에 바깥에서의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어들다 보니 의정부 신시가지 포장마차촌에 손님의 발길이 끊겨 아쉬웠다”며 “우연히 이성을 손쉽게 연결해주는 소개팅 앱을 접했는데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에 바깥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는 부담감도 없어 주변 지인들에게도 많이 공유해주고 있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따라 소개팅 앱 사용량이 달라진다는 점에 비춰 사람들이 코로나 시국에 유의하며 만남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소개팅 앱 위피가 월별 활성 사용자 수(MAU)를 분석한 결과,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한 2월에는 사용자가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2월 활성 사용자는 전월 대비 10%가량 감소한 27만명 수준이었다. 이후 코로나19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며 이용자 수는 3월에 25만명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다소 잦아든 4월부터 다시 사용자가 증가세를 보였다. 4월에는 28만명 선을 회복했고 5월 이후 10%가량 성장세를 보였다.
데이팅 앱의 시대…코로나가 불 질렀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랑의 공식이 ‘자만추’에서 ‘인만추’로 변하자 이성을 주선해주는 업체들도 호황을 맞이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데이트 상대를 매칭해주는 ‘소셜데이팅’ 앱의 가입자 수가 코로나19와 함께 증가세를 나타냈다.

결혼정보회사 가연이 운영하고 있는 데이팅 앱 ‘매치코리아’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난 1월에 비해 지난달 가입자 수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데이팅 앱의 가입자 수 증감폭이 월별로 크게 요동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서 앱 이용자수가 급증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김용범 가연 E-비지니스 사업부 상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실제 만남과 데이트에 제한이 생긴 만큼, 메시지와 채팅을 활용한 데이팅 앱의 인기가 두드러졌다”며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새로운 이성과 실시간 소통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요즘의 시국과 맞물려 이용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개팅 앱 위피를 운영하는 엔라이즈의 김봉기 대표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제한되면서 인연을 찾고자 하는 니즈가 온라인 소개팅 앱을 통해 나타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데이팅 앱 뿐만 아니라 본인이 원하는 조건을 갖춘 이성을 찾아주는 결혼중개업체들도 최근 미소를 짓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불안이 지속되자 회원 수가 적어질 것을 우려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오히려 가입자 수가 늘었다는 것이다.

결혼중개업체 ‘듀오’의 올해 회원 수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올해 1분기를 제외하고는 지난해 보다 회원 수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6월과 7월에는 가입자 수가 지난해 보다 15%이상 증가했다. 이와 함께 이성을 찾기 위해 업체에 문의를 하는 건 수도 24%이상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코로나19가 재확산 되고 있는 점들을 고려하면 짝을 찾기 위해 소개팅 앱이나 업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도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듀오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는 코로나 공포로 인해 지난해보다 가입자 수가 감소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한다면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은 하고 싶지만…"소개팅 때도 마스크는 챙긴다"

소개팅에 나서는 남녀의 생각은 어떨까. 그들은 코로나19가 새로운 인연을 막을 수는 없지만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개인위생을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개팅에 나간 대학생 김 모씨(25)는 코로나19가 걱정되지 않으냐는 질문에 "조심하면 된다. 마스크를 쓰고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소개팅 앱을 이용해 이성을 만나 교제 중인 대학생 강 모씨(22)도 이와 같았다. 강 씨는 “코로나가 걱정은 되지만 조심하면서 만날 수는 있다고 생각한다”며 “마스크를 챙기고 손 소독을 하는 등 예방책은 많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속에서도 이성을 만나고 싶다는 욕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닌 만큼 마스크를 쓰고 사람이 몰리는 장소와 시간은 피하는 ‘뉴노멀 소개팅’이 등장한 것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 코로나19에 발맞춰 인연을 찾으며 사람들은 적응하고 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김기운·장덕진 한경닷컴 인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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