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에 ‘택배’는 필수 인프라가 됐다. 미국 증시에서 페덱스와 UPS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국내 택배업체인 CJ대한통운과 한진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기대가 주가에 이미 반영된 점과 낮은 운임을 이유로 든다.
글로벌 택배업체인 페덱스는 18일(현지시간) 206.9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최근 한 달 동안 24.7%, 석 달 동안 73.6% 올랐다. 2위 업체인 UPS는 이날 159.99달러에 마감했다. 최근 한 달간 35.0%, 석 달간 66.5% 상승했다.
국내 업체도 택배 물량 증가에 호황을 맞은 것은 마찬가지다. CJ대한통운이 2분기 처리한 택배는 4억2300만 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늘었다. 이 덕분에 택배 부문 영업이익은 476억원으로 같은 기간 102.6% 증가했다. 하지만 주가는 좀처럼 못 오르고 있다. 19일 CJ대한통운 주가는 15만2000원으로 최근 한 달 동안 5.0% 내렸다. 석 달 동안에는 1.9% 하락했다. 한진도 같은 기간 각각 -18.0%와 -25.4%로 부진했다.
CJ대한통운은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이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꼽힌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CJ대한통운의 12개월 선행 PER은 37.3배로 코로나19로 인한 이익 개선 기대를 이미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평균 20배 수준인 글로벌 경쟁사보다 한참 높은 수준이다.
한진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주가 희석이 부담이다. 지난달 전환사채 200억원어치 발행을 공시한 데 이어 지난 6일 1045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했다. 택배 물량이 증가하면서 설비투자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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