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천장에 설치된 에어샤워기, 살균기가 적용된 수납장, 대형 드레스룸에 딸린 작은 서재….’ 롯데건설이 19일 새롭게 공개한 주거공간 ‘AZIT(아지트)3.0’에 담긴 새로운 평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변화된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문화를 반영했다.
대형 건설사들이 4차 산업혁명과 포스크 코로나 시대를 염두에 둔 새로운 아파트 평면과 ‘스마트홈 기술’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설계로 수요층을 확대하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운영 시스템으로 건설사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목적이다.
트렌드 반영한 새로운 설계
롯데건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집이 갖춰야 할 기능을 담아 ‘안전한 집’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집’ ‘취향대로 할 수 있는 집’을 올해의 주거 트렌드로 선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건강과 위생에 특화한 빌트인 가전 상품인 ‘퓨어 패키지’와 ‘클린 에어 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 살균기가 적용된 수납장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등을 동시 제거할 수 있다. 현관 천장에 설치된 에어샤워기와 신발장에 달린 진공청소 툴세트로 옷에 묻은 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에 따른 침실과 업무·학습 공간 분리에 대한 니즈를 반영한 ‘홈 오피스형 평면’을 선보인다.SK건설은 지난 18일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 ‘클린-케어’ 평면, 육아를 하는 맞벌이 부부와 부모와 같이 사는 30~40대 자녀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트렌드를 반영해 ‘캥거루 하우스’ 평면 등 18가지 평면을 소개했다.
건설사들은 주요 재건축 사업 수주전에서도 새로운 평면을 선보였다. 현대건설은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입찰서에서 22단계의 미세먼지 청정 단지 시스템 H클린알파를 비롯해 H클린현관, H스터디룸 등 자체적으로 개발한 ‘H시리즈’를 제시했다. 삼성물산도 서울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조합에 가구당 실내 확장 가능 면적을 평균 8㎡ 확보해 대피공간과 실외기실을 통합하고 안방 발코니 공간을 확장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최고급 아파트 필수조건 ‘스마트홈’
스마트홈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건설은 스마트 시스템(하이오티)을 이달 입주하는 경기 김포 ‘힐스테이트 리버시티’에 적용한다. 스마트폰과 음성으로 조명, 가스, 난방, 환기 등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홈투카 서비스’와 연동해 차량 시동을 미리 걸어놓고 내부 온도 등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삼성물산은 ‘래미안 A.IoT 플랫폼’을 통해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 출입 시스템, 가구 내 환기 시스템과 연계되는 음성인식 IoT 홈큐브 등을 가동할 수 있다. 최근 수주한 ‘래미안 원 펜타스’와 반포 3주구에는 단지에서 커뮤니티시설 안내와 예약 등을 도와주는 로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GS건설은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홈 시스템(자이 AI 플랫폼)을 내년 7월 입주 예정인 ‘방배그랑자이’에 우선 적용한다. 최근 모델하우스에서 선보인 자율주행 안내 서비스로봇(자이봇)이 커뮤니티 안내, 택배 배달, 쓰레기 분리수거 같은 입주자 편의 업무를 돕도록 할 계획이다.
호반건설은 카카오의 통합 AI 플랫폼 ‘카카오 I’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홈 시스템을 설치할 예정이다. 또 안면인식 기반 보안솔루션업체에 투자하는 등 아파트 상품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호반써밋과 베르디움 입주민이 실생활에서 쉽게 홈 IoT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