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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여파 수출 부진…마스크로 뚫는다, '발빠른 변신' 나선 골프공 업체 볼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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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골프공업체 볼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골프공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마스크 생산을 시작했다. 문경안 볼빅 회장은 18일 서울 대치동 볼빅 본사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주력 제품인 골프공 수출길이 막혀 세계적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마스크 생산을 지난 3월부터 추진해왔다”며 “기존 해외 영업망, 연구개발(R&D) 인력, 생산 인력 등을 최대한 활용해 수출에 주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하루 40만 장 생산설비 풀가동
마스크 생산은 충북 음성에 있는 볼빅 제1공장에서 하고 있다. 3월부터 최근 인수한 2공장으로 골프공 생산시설을 옮긴 뒤 남은 공간에 마스크 생산설비 5대(일반 마스크용 4대, 덴탈 마스크용 1대)를 5월 들여왔다.

한 달 동안 테스트를 마치고 6월 말부터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은 7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현재 설비를 풀가동해 하루 일반용 마스크(KF 보건용) 20만 장, 덴탈 마스크 20만 장을 생산하고 있다.

골프공 생산에 주력하던 볼빅이 마스크 생산에 나선 것은 골프공 수출이 크게 줄어들어서다. 주요 수출국인 유럽, 미국으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수출이 부진했다.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출이 각국의 국경 폐쇄, 이동금지 조치 등으로 차질을 빚었다. 골프공 수출은 아직도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월 매출 기준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보다 약 70% 감소했다. 유럽도 약 60%, 일본은 50%가량 줄어들면서 크게 타격받았다.

올해 나노 3중 코팅 골프공 ‘솔리체’를 출시했음에도 코로나19 때문에 신제품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문 회장은 “골프공 매출이 연초 계획 대비 20%가량 덜 나오고 있다”며 “골프가 호황을 누리고 있는 국내에선 개인 수요는 꾸준하지만 기업들이 긴축 경영을 하면서 B2B(기업 간 거래)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미국 유럽 등으로 수출 확대 추진
볼빅 마스크의 최대 강점은 철저한 품질관리다. 문 회장은 “그동안 쌓아온 볼빅이란 브랜드 가치에 걸맞게 철저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며 “사람의 건강과 직결되는 제품인 만큼 원자재를 철저히 테스트해 정직한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원자재가 제품의 질을 결정한다는 문 회장의 생각에 따라 볼빅 마스크는 도레이첨단소재의 필터와 부직포를 사용한다.

후발주자로서 유통망 확충에도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선 편의점 GS25의 1만5000여 개 매장에 볼빅 마스크를 공급했다. 5개 묶음 가격은 4500원이다. 지난달 국내 매출 4억원을 넘기며 첫 스타트를 끊었다. 이달 말부터는 수출도 시작한다. 코로나19 확산이 빠른 인도에 300만 장 규모가 예정돼 있다. 40억원어치 정도다. 이 밖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미국, 이탈리아를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등과도 수출 협상을 하고 있다. 인도에선 반응이 좋아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와 선수 등을 후원하면서 쌓아온 브랜드 인지도와 해외 영업망을 활용해 수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문 회장은 “올해 말까지 마스크로 내수, 수출 합쳐 매출 2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마스크가 국가전략 물품으로 관리되고 있어 수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마스크 생산업체는 내수와 수출 물량을 5 대 5로 맞춰야 하기 때문에 후발주자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량을 충분히 늘리지 못하면 수출도 어렵다. 문 회장은 “국내 수요량을 초과하는 공급량은 자유롭게 수출하도록 하고 만약 물량이 부족하면 즉시 내수로 돌리도록 하는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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