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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몸값 치솟자…빌라 '패닉 바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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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대?연립주택 시장에서도 ‘패닉 바잉(공황 구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가격과 전셋값이 모두 급등하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수요가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빌라 거래건수는 지난달까지 두 달 연속 2008년 4월(7686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요즘 젋은 세대들은 아파트 전세를 못 구해 오피스텔이나 빌라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다”며 “그만큼 서울 집값과 전세값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두 달 연속 12년여만에 최대 거래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은 7005건(16일 현재)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7월(3644건) 대비 92% 급증했다. 전달인 6월에 이어 2008년 4월(7686건) 이후 12년 3개월 만에 최대치다.

주택 거래를 하면 30일 내에 신고하기 때문에 지난달 거래는 이달말까지 계속 늘어날 수 있다. 2008년 4월 수치를 넘어서 역대 최대치 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자치구별 거래량을 보면 은평구가 814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서구(798건), 양천구(500건), 강북구(434건), 송파구(377건) 등의 순이었다.

빌라는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에 비해 관심을 덜 받았다. 가격대도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돼 있다. 빌라 거래량 급증은 집값 급등으로 아파트 사려고 더 미루다간 내집 마련을 영영 못 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정부는 23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지만 튀어오르는 집값을 잡지 못했다. 여기에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등 임대차보호법까지 지난달 31일 시행되면서 전세 시장에서는 매물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세를 못 구한 수요가 빌라 매수로 전환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는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가 대출규제 강화로 접근이 어려워졌다”며 “대체상품인 빌라로 풍성 효과가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 ‘6·17 대책’을 통해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 3억원 이상 아파트를 구입할 때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수 없도록 막았다. 빌라는 이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서울 빌라 거래가 6월부터 급증한 이유다. 올해 1~5월까진 매월 3000~4000건의 거래되는데 그쳤다. 또 ‘7·10 대책’에서 아파트에 대한 임대사업자 세제 혜택이 폐지됐지만 빌라 등은 그대로 유지된다.
환금성 낮아 매수 신중해야
거래가 늘면서 빌라 가격도 오름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다세대·연립주택 7월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5% 상승했다. 올해 최대 상승 폭이다. 서울 전체 다세대·연립주택의 중간값인 중위매매가격은 7월 2억3336만원을 기록했다.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12년 1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공공재개발 등 개발 호재에 따른 기대감도 빌라 매수로 이어지고 있다”며 “재개발 구역 빌라는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빌라 매수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주차나 관리 등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수요가 적어 환금성에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빌라는 아파트와 달리 매매가 쉽지 않아 나중에 원하는 곳으로 이사가려고 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실거주가 아닌 투자목적의 빌라 매수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다세대?연립주택의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은 지난 6월 73.9%에 달했다. 전셋값 비율이 높다는 건 그만큼 적은 돈으로 전세 낀 매물을 살 수 있다는 얘기다. 매매가격이 떨어져 전세가보다 낮아지는 ‘깡통 전세’ 현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빌라 공급이 많은 지역에선 전세금 하락으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진석/장현주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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