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이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를 처음으로 추월했다. 보수 계열 정당이 민주당을 앞지른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이후 처음이다.
중도층 이탈이 가속화한 가운데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과 진보층에서도 일부 지지세가 하락했다.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통합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9%포인트 오른 36.5%로, 민주당 지지율은 1.7%포인트 하락한 33.4%로 집계됐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12일 전국 성인 1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중 조사 결과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두 당의 지지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1%포인트 정도지만, 통합당은 창당 이후 처음으로 민주당을 앞섰다.
특히, 보수계열 정당이 민주당 지지도를 역전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이었던 2016년 10월 이후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당시 10월 3주차 리얼미터 여론 조사 결과,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의 지지도는 29.6%, 민주당은 29.2%였다. 4주차에 민주당은 31.2%로 새누리당(24.7%)을 앞지른 뒤 추월의 여지를 준 적이 없었다.
심지어 민주당은 핵심 지지 기반인 광주·전라(47.8%, 11.5%포인트↓)에서 떨어졌다. 대전·세종·충청(28.6%, 5.6%포인트↓)에서도 하락했다.
반면 통합당은 부산·울산·경남(48.5%, 5.7%포인트↑), 대구·경북(50.9%, 5.4%포인트↑), 서울(39.8%, 4.1%포인트↑), 대전·세종·충청(39.0%, 3.8%포인트↑) 등에서 골고루 지지율이 올랐다.
연령별로는 민주당은 70대 이상(21.8%, 5.9%포인트↓), 50대(34.7%, 5.1%포인트↓)에서 떨어졌다. 반면 통합당은 50대(41.1%, 8.2%포인트↑), 70대 이상(49.4%, 5.4%포인트↑), 20대(34.7%, 5.1%포인트↑)에서 올랐다.
민주당은 역시 핵심 지지층인 진보층(55.4%, 3.9%포인트↓)에서 지지도가 하락했다. 통합당 역시 지지층인 보수층(59.7%, 3.5%포인트↓)에서 떨어졌지만, 진보층(16.9%, 5.1%포인트↑)을 흡수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리얼미터는 중도층에서 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지지도 1위 자리가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중도층 지지도를 보면 민주당은 전주보다 0.7%포인트 하락한 30.8%를 기록했지만, 통합당은 2.2%포인트 상승한 39.6%였다. 중도층에서 격차는 8.8%포인트나 된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통합당 윤희숙 의원의 본회의 발언, 호남 수해 복구 방문, 선제적 4차 추경 필요성 제기, 정강 초안에 5·18 정신 삽입 등으로 중도층을 겨냥한 '거침없는 미들킥'이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는 전주보다 0.6%포인트 내린 43.3%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0.1%포인트 오른 52.5%였으며, 모름·무응답은 4.1%였다. 문 대통령 부정 평가는 진보층(63.8%, 7.3%포인트↑), 정의당 지지층(57.7%, 15.5%포인트↑) 등을 중심으로 올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