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도로 위에 높게 솟은 맨홀에 부딪혀 사고를 당한 택시기사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12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달 춘천지방법원 양구군법원은 택시기사 김모씨가 양구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양구군이 김씨에게 400만원을 지급하라는 결정을 내렸다.
김씨는 지난해 2월 택시를 몰고 양구군 동면을 지나던 중 도로 위에 돌출된 맨홀 뚜껑에 부딪혀 차 유리창에 금이 가고, 목 부위에 부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해당 맨홀은 지상에서 16.5㎝나 튀어올라 있었다. 한국전력공사의 맨홀 뚜껑 설치기준(1㎝ 이하)을 크게 상회했다.
김씨는 법률구조공단의 도움을 받아 양구군을 상대로 차량수리비 500만원을 포함해 총 800여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나 양구군은 “해당 맨홀을 설치한 적이 없고, 관리책임도 없다”며 맞섰다.
공단 측은 국토교통부에 사실조회를 신청해 “해당 도로는 국가의 소유이지만, 도로 관리는 강원도의 위임을 받아 양구군에서 관리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아냈다.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대부분 수용해 양구군이 김씨에게 400만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다.
김씨를 대리한 박성태 변호사는 “이번 결정은 지방자치단체가 각종 시설물을 평소에도 철저하게 관리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재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