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비롯해 5종의 신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5일 온라인을 통해 신제품 발표회 ‘갤럭시 언팩(공개행사)’을 열었다. 그동안 이 행사는 미국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미디어와 파트너사 관계자 3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세계에 온라인 생중계하는 방식으로 치러졌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S펜이 장착된 갤럭시노트20와 갤럭시노트20울트라를 비롯해 접는 스마트폰 갤럭시Z폴드2, 프리미엄 태블릿 갤럭시탭S7 시리즈, 스마트워치 갤럭시워치3, 무선 이어폰 갤럭시 버즈라이브 등 다섯 종류의 제품을 공개했다. 지금까지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 중 가장 많은 제품을 한꺼번에 내놨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제품을 통해 연결된 경험을 제공하는 ‘갤럭시 에코 시스템’을 강화한다는 목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엑스박스 클라우드를 기본 적용하는 등 게임 기능도 강화했다.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해 콘솔 게임기에서 구동되는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내놓은 갤럭시S20 시리즈가 코로나19 영향으로 기대 이하의 반응을 얻으며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에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0%로 화웨이(20.2%)에 근소하게 뒤처졌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와 갤럭시Z폴드2 출시를 계기로 3분기에 1위 탈환에 나선다는 목표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이번 신제품을 통해 모바일 경험의 혁신을 제공하겠다는 우리의 비전에 한발 더 다가갔다”며 “갤럭시 에코 시스템(생태계)을 확장해 고객이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계속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화면) 커지고, (성능) 높이고, (가격) 낮추고…"갤노트20, 흥행신화 다시 쓴다"
삼성전자가 5일 공개한 갤럭시노트20는 두 종류다. 주력 모델인 갤럭시노트20와 고성능 모델 갤럭시노트20울트라다. 갤럭시노트20는 화면 모서리가 평평한 플랫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펜의 활용도를 높였다. 반면 갤럭시노트20울트라는 S펜을 업그레이드하고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하는 등 화면 크기 외에 갤럭시노트20와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를 내세웠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갤럭시S 시리즈 대비 소수 마니아에게 열광적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이번 두 제품의 차별화를 통해 S펜이라는 특성은 유지하면서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갤노트20-갤노트20울트라 ‘차별화’
갤럭시노트20는 6.7인치 크기의 2400×1080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울트라 모델은 크기 6.9인치, 해상도는 3088×1440이다. 전작인 갤럭시노트10 시리즈(일반 모델 6.3인치, 플러스 모델 6.8인치)보다 화면 크기를 키웠다. 울트라 모델은 120㎐ 주사율을 지원해 60㎐인 일반 모델과 급을 나눴다.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이 끊김 없이 부드럽게 보인다.카메라도 두 제품 간 차이를 뒀다. 갤럭시노트20의 후면 카메라는 1200만 화소 메인, 1200만 화소 초광각, 6400만 화소 망원 등 트리플 렌즈를 탑재했다. 반면 갤럭시노트20울트라는 올초 갤럭시S20울트라에 적용했던 1억800만 화소 카메라와 1200만 화소 초광각, 1200만 화소 망원 렌즈가 들어갔다. 전면 카메라는 1000만 화소로 같다.
초광대역통신(UWB) 기술을 활용한 파일 공유 기능도 갤럭시노트20울트라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두 제품 모두 퀄컴의 최신 칩셋인 스냅드래곤 865플러스가 들어갔다. 지역에 따라 삼성전자의 엑시노스 990을 쓰기도 한다. S펜은 ‘에어 액션’ 기능을 확대해 스마트폰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SW도 진화 … 삼성 덱스는 무선 연결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의 차별점으로 게임과 소프트웨어 기능을 내세웠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박스 클라우드’를 기본 적용했다. 클라우드 서버를 활용해 100여 종의 콘솔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다. 윈도10 기반 PC에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도 있다. ‘삼성 노트’를 이용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서 문서를 편집할 수 있다. 갤럭시노트20에서 녹음하고 필기했다면 다른 기기에서도 이어서 작업이 가능하다.스마트폰을 데스크톱 PC처럼 쓸 수 있는 ‘삼성 덱스’는 갤럭시노트20부터 무선 연결을 지원한다. 별도 액세서리 없이 스마트TV 화면과 갤럭시노트20를 삼성 덱스로 연결해 각각의 화면에 다른 앱을 실행해 두 개의 화면을 동시에 쓸 수 있다. TV 화면에서 동영상을 즐기는 동시에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삼성전자와 통신 3사는 7일부터 13일까지 갤럭시노트20 시리즈 사전 예약을 받고 이달 21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갤럭시노트20의 출고가는 119만9000원, 갤럭시노트20울트라는 145만2000원으로, 갤럭시노트10시리즈 대비 5만원가량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의 플래그십 태블릿 갤럭시탭S7도 공개됐다. 화면 크기에 따라 갤럭시탭S7(11인치), 갤럭시탭S7플러스(12.4인치) 2종으로 나뉜다. 두 제품 모두 스냅드래곤 865 칩셋을 적용했고 120Hz 주사율을 지원한다.
“3분기 스마트폰 1위 탈환”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반기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0 시리즈가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상반기 스마트폰 시장이 역대 최악의 감소폭을 보이면서 타격을 받았다. 올 2분기 화웨이에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주력 제품으로 앞세워 하반기 스마트폰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유럽 등 주력 시장의 경기가 회복되는 데다 경쟁사인 애플과 화웨이의 차기작 출시가 9월에서 10월로 미뤄진 것도 삼성전자로선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인 셈이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대거 출시되면서 고가 제품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하반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상반기 1억1000만 대 대비 31% 증가한 1억5000만 대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