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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채 국제바둑연맹 회장 "군복 단추로 바둑 둔 열정 국제교류에 쏟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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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바둑의 글로벌 교류가 사실상 전부 멈췄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국제바둑연맹 회장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지난달 1일 국제바둑연맹(IGF) 신임 회장에 취임한 박정채 한국기원 이사(72·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에 굴하지 않고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 채택 등 바둑 세계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여수시의회 5선 의원 출신인 박 신임 회장은 여수시의회 의장을 네 차례 지낸 지역 정계 인사다. 의정 활동 중에도 여수시바둑협회장을 함께 맡으며 지방에서의 바둑 활성화를 위한 활동을 꾸준히 이어왔다. 지난해 한국기원 이사를 맡아 국내 바둑계 발전을 위해 힘써온 그는 지난달 IGF 회장으로 부임하면서 한국을 넘어 세계 바둑 교류 활성화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1982년 창설된 IGF는 세계 바둑계를 대표하는 유일한 단체로, 77개국 국가협회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박 회장은 “아직 회원국 사이에 통일된 단증 심사 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2년 임기 동안 나라별로 다른 단증 제도를 정비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아마추어 바둑 6단이다. 한국기원이 인정하는 아마추어 바둑의 최고 급수는 7단으로, 바로 아래인 6단 역시 상당한 실력을 갖춰야 취득할 수 있다.

“10대 학창 시절에 군대를 막 제대한 동네 선배가 있었어요. 그분이 군복 단추로 바둑 놓는 법을 처음 가르쳐줬어요. 당시만 해도 지방에선 바둑판이나 바둑돌을 구하기가 어려웠는데, 종이에 줄을 그어서 흰색 단추랑 국방색 단추로 바둑 놓는 게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몰라요. 불편한 줄도 모르고 배웠죠.”

성인이 돼 서울로 올라왔을 때도 박 회장은 바둑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그는 “서울의 한국기원에 가 보니 실력을 다투는 바둑 고수가 정말 많았다”며 “공부하면서 수시로 한국기원을 기웃거리며 어깨 너머로 프로들의 바둑을 배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현재 건설회사인 진남토건과 진남개발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합성수지 제조 회사인 상명수지 CEO이기도 하다. 모두 그가 설립한 회사들이다. 박 회장은 “기업을 경영하느라 바빠 바둑 실력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바쁜 와중에도 박 회장은 바둑계 발전을 위한 지원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여수기우회장을 맡고 있던 1998년 한국 여수, 중국 양저우, 일본 가라츠 등 한·중·일 3개국 도시 사이의 바둑 교류전을 주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대회는 지금까지도 박 회장 주도로 매년 열리고 있다. 박 회장은 “IGF 회장으로서 보다 다양한 국제 교류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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