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4일 북한이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 수문을 지난달부터 세 차례 개방해 방류했다고 확인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황강댐 수문 개방과 관련해 "북한이 올해 7월부터 전날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방류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북한이 수문을 개방하면서 우리 측에 사전 통보 조치를 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오전 7시 기준으로 우리 측 필승교 수위가 2.99m로 우려할만한 단계가 아니다"며 "정부는 여러 기관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상황 공유 등 대응 체계를 철저하게 구축해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북한 내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되면서 북한이 황강댐 수문을 추가로 개방할 가능성은 크다.
북한이 합의를 어긴 데 대해 통일부는 "정부는 남북 간 합의사항은 반드시 이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복원되면 재난·재해 분야에서 남북 간 협력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아갈 것"이라며 "현재 정치·군사적 냉각국면으로 자연재해 협력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2009년 9월 황강댐 물을 예고 없이 방류해 경기도 연천군 주민 6명이 사망했다. 이를 계기로, 같은 해 10월 임진강 수해방지 관련 남북 실무회담에서 북한이 황강댐 방류 시 남측에 사전 통보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 6월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단절함에 따라 이번 황강댐 수문 개방 사실을 남측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